정부 재정사업 성과평가 전면 개편…부실 사업은 폐지, 잘한 곳엔 예산 몰아준다

입력 2026-01-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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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처 통합 평가 도입…외부 전문가·시민 참여
평가 결과 예산 직결…감액·폐지·통합까지 명문화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예산처 청사 현판.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예산처 청사 현판. 연합뉴스

정부가 재정사업에 대한 성과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세수 기반 약화와 의무지출 증가로 재정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형식적 평가를 걷어내고 지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기획예산처는 27일 국무회의에 '2026년 재정사업 성과관리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핵심은 성과평가 체계 일원화다. 그동안 부처 자체평가와 재정당국의 확인·점검으로 나뉘어 있던 구조를 폐지하고, 범부처 합동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신설한다.

통합평가는 15개 분야에서 150명 안팎의 외부 전문가로 평가단을 꾸려 주요 재정사업의 필요성, 집행의 적정성, 재정지원 성과를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평가단의 약 10%는 시민사회와 시민사회 추천 인사로 구성해 국민 눈높이에서 사업 낭비와 비효율성을 들여다본다.

평가 전 과정에는 담당 부처가 참여한다. 부처는 평가단 구성 단계에서 추천 인사를 제시하고, 자체 점검 결과와 정책 우선순위, 다음 해 중점 투자 방향을 설명한다. 평가 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최종 평가 결과는 예산 요구안에 직접 반영된다.

평가 결과의 예산 연계도 한층 강화한다. 기존 '우수·보통·미흡' 3단계 평가를 '정상 추진·사업 개선·감액·폐지·통합'으로 세분화한다. 성과가 부실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삭감한다. 다만 취약계층 지원이나 의무지출 성격 등 감액이 곤란한 경우에는 사업 운영비 감액 등 불이익을 준다. 성과가 우수한 사업에는 예산 증액을 권고하고, 이듬해 평가 유예나 담당자 포상도 추진한다.

투명성도 대폭 높인다. 평가보고서와 사업별 지출 구조조정 실적, 평가 결과 미반영 사유서까지 모두 열린재정 포털에 공개한다. 국민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보조사업 관리도 촘촘해진다. 보조사업 연장평가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기존에 전체의 3분의 1만 평가하던 방식을 모든 보조사업으로 확대한다. 평가 중복을 줄이기 위해 통합 성과평가에 포함하되 보조금법에 따른 국회 제출용 별도 보고서는 유지한다.

재정사업 심층평가는 다부처 사업군과 대규모 사업 등 중요도가 높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과제별 특성에 따라 평가 주기를 달리하고, 1년 이상 추적 평가도 가능하게 한다. 사업 효과성뿐 아니라 예산 규모의 적정성, 사업 개편 이후 재정 추계까지 분석해 지출 구조조정의 근거를 강화한다. 평가 이후에는 기획예산처와 소관 부처가 공동으로 후속조치 계획을 세우고 이행 상황을 정기 점검한다.

기금 운용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기금 평가를 통해 자산 운용의 적정성과 존치 타당성을 점검하고, 공공성과 책임성을 높인다.

성과목표관리 제도도 손질한다. '1프로그램 1성과지표' 원칙의 적정성을 재점검해 필요하면 성과지표를 나누거나 프로그램을 재편한다. 성과계획서는 국회 예산심사에 필요한 핵심 재정정보 중심으로 개편하고, 성과관리 우수 부처와 프로그램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성과관리 인프라도 고도화한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재정성과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성과지표 검토와 반복 업무를 자동화한다. 평가자는 정책 판단에 집중하도록 한다. 열린재정 포털에는 부처별 성과목표 달성 현황을 시각화해 제공한다.

기획처는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과 중심 관리 없이는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이 어렵다"며 "객관적 평가와 투명한 공개로 예산 환류를 강화하고 재정 책임성을 높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