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 작가 개인전 '그렇게 존재하는'
봉제 조형 설치 및 드로잉 작업
1월 31일까지 갤러리리즈민
내 안의 상처와 불안을 다스리고 극복해나가는 것은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가진 숙제다. 그것들을 외면하거나 숨긴 채로 살아갈 수는 있지만, 불쑥 일상의 리듬과 관계에 개입하며 훼방을 놓기도 한다.
갤러리리즈민(대구 수성구 세진로 45-2)에서 열리고 있는 차오 작가의 개인전 '그렇게 존재하는'은 지워지지 않는 감정과 기억이 우리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존재해왔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우울과 불안을 오래 품고 살아왔다. 그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통제할 수도 없었으며, 애써 지우려 할수록 더 무거워졌다.
그는 "결국 나는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외부의 대상으로 꺼내 바라보고자 했다"며 "감정을 나와 분리된 존재처럼 뒀을 때 비로소 거리를 두고 관찰할 수 있었고, 그 감정이 나 자체가 아니라 '내 안에 머무는 무엇'이라는 인식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작가가 떠올린 것은 바로 '기생 생명체'였고, 봉제 인형은 그것을 형상화하는 데 적절한 매체였다.
"겉모습은 기괴하지만 손으로 만졌을 때 부드럽고 말랑한 물성의 봉제 인형은 불안정한 감정을 고통이나 부정의 이미지로만 고정하지 않습니다. 꿰매진 자국과 불완전한 형태는 감정의 흔적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동시에 감정을 다정하게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죠."
전시장에는 광목천을 오리고 꿰매 만들어진 봉제 형태의 조형물들이 바닥과 천장, 공중에 유기적으로 배치됐다. 고정된 조각이 아니라 공간 안에 흩어져 있는 구성으로, 관람객들은 그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다양한 시선으로 그 감정들을 마주한다.
작가는 "전시장은 하나의 마음의 구조로 작동한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상처를 없애거나 극복하려는 것이 아닌, 떼어낼 수 없는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돌볼 수 있을 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