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폐기…정부 "대형 원전 2기 계획대로 건설"

입력 2026-01-26 10:32:19 수정 2026-01-26 10: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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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환경부 장관 브리핑…"신규 원전 계획대로 신설"
文정부 탈원전 선언 8년 7개월만 '탈원전'으로

새울 3, 4호기 원전 건설 전경. 연합뉴스
새울 3, 4호기 원전 건설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민주당 정권인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을 선언한지 8년 7개월여만에 '탈원전 백기'를 선언한 셈이다.

26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을 계획대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한국수력원자력이 부지 공모를 시작, 2030년대 초 건설 허가를 받고 2037년과 2038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기후부는 설명했다.

작년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총 2.8GW(기가와트)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 도입하고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0.7GW 규모)를 만든다는 계획이 반영됐다.

장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11차 전기본에 따른 신규 원전 건설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김 장관은 취임 이후 '정부 계획으로 11차 전기본을 존중하지만, 원전을 새로 지을지에 대해서는 국민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김 장관이 '신규 원전 공론화'를 거론한 시점에 이재명 대통령도 "(신규 원전 건설이) 가능한 부지가 있고 안전성이 담보되면 (원전을 건설)하는데, 제가 보기엔 현실성이 없다"고 발언, 11차 전기본에 따른 원전 건설이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지면서 정책 결정자들 입장은 다시 뒤집혔다.

김 장관은 지난 7일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 과정 일환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국내에 원전을 짓지 않겠다면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이 궁색했다"면서 문재인 정부 때 '탈(脫)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체 전력을 재생에너지로만 공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전력망이 다른 나라와 연결돼있지 않은) 섬 같은 상황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지난 2017년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장면은 한국 에너지 정책의 방향이 처음으로 '탈원전'이라는 이름 아래 공식 전환된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8년, 정확히 3천143일이 지난 2026년 1월 26일, 이재명 정부는 다시 원전 확대 기조를 전면에 내걸었다. 사실상 '탈원전 백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원전을 짓자는 여론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기후부 의뢰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가 이달 진행한 '미래 에너지 대국민 인식 조사'에서 11차 전기본상 원전 건설 계획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자는 32.5%(한국갤럽)와 43.1%(리얼미터), '가급적 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자는 37.0%와 18.8%였다. 10명 중 6명 이상의 응답자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정부가 신규 원전을 짓기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