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천 코앞인데…"한국판 '日잃어버린 10년' 될라" 우려한 이유

입력 2026-01-19 21:04:01 수정 2026-01-19 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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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가 2년 연속 10만명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대
취업자가 2년 연속 10만명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대 '쉬었음'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규모가 컸다. 1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천876만9천명으로 전년보다 19만3천명 늘었다. 실업자는 83만명으로 7천명 늘었고, 실업률은 2.8%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55만5천명으로 8만8천명 늘었는데, 30대 쉬었음은 30만9천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인정보 게시판 모습. 연합뉴스

한국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얻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주거비 부담은 이전 세대보다 커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와 유사한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다.

19일 한국은행은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현 15~29세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대체로 이전 세대보다 개선됐지만,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 구직기간이 장기화하는 등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용 지표만 보면 개선된 흐름이 관측된다. 청년층 고용률은 2000년 43.4%에서 2024년 46.1%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실업률은 8.1%에서 5.9%로 낮아졌다. 그러나 거시 지표상으론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노동시장 진입 초기에는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첫 일자리가 불안정한 임시·단순직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질적인 악화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청년들이 구직을 미루고 아예 경제활동인구 바깥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03년 227만명에서 2024년 422만명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첫 취업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1년 이상 걸렸다고 응답한 비중은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상승했다.

한은은 청년층 구직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로 ▷경력직 선호 확대 ▷수시 채용 확산 ▷경기 둔화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 감소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해 청년들이 '상흔 효과'를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흔 효과는 구직 지연이 향후 고용 안정성과 임금에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취업 기간이 1년인 청년의 5년 후 상용직 근무 확률은 66.1%지만, 미취업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이 확률은 56.2%로 떨어진다. 또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길어질 경우, 현재 실질임금은 평균 6.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사이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 '취업 빙하기 세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주거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독립한 청년들이 주로 월세에 거주하지만, 소형 비(非)아파트 주택의 공급이 부족해 월세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고시원 등 주거 취약지 이용 비율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청년층의 주거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높은 주거비 부담이 청년들의 자산 축적, 교육 투자, 재무 건전성 등 생애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주거비가 1% 증가할 경우 총자산은 0.04% 감소하고, 주거비 지출 비중이 1%포인트 늘면 교육비 지출 비중은 0.18%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호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청년세대의 고용·주거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질 측면의 일자리 양극화를 개선하고,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했다. 또 "당장은 청년층의 일경험 지원사업을 확대해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문제를 완화시키고, 최소한의 청년층 주거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강화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