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장 중 사상 최고치 재차 경신…역사적 고지 달성 코앞
정책 모멘텀에 시장 기대감…반도체 외 업종으로 온기 확산 중
단기 급등 피로감 누적에도 상승랠리 지속에 무게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역사적인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달성을 눈앞에 뒀다. 단기 급등에 따른 우려 속에서도 증권가에서는 상승랠리에 무게를 둔다. 반도체 외 업종으로 강세장이 퍼져나가는 가운데 3차 상법 개정 등 정책 모멘텀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들어 코스피는 지난 16일까지 14.86% 상승했다.
지난해 말 4214.17로 거래를 마쳤던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4700대에서 4800대으로 오르기 데엔 불과 2거래일이 걸렸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약 20년 만에 나타난 강력한 상승랠리라는 평가다.
이날 오전 10시 1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06% 상승한 4843.74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11.34포인트(0.23%) 내린 4829.40에 개장한 코스피는 장 중 사상 최고치인 4858.79를 터치한 뒤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전 거래일 상승이라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코스피가 4840선을 넘었다"며 "반도체 투톱의 견조한 상승세에 더해 조선·방산·원전·자동차·지주사 등 대형주 내 순환매가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지수의 레벨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끈 건 증시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다. 이 기간 기관은 1조306억원, 외국인은 1조5099억원어치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이달 '오천피' 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5000대에 불과 159포인트만 남겨뒀다"며 "2000년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한 날들의 미래 수익률을 분석하면 연속 상승과 추후 약세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는다. 연속 상승장이 미래 약세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추가 상승을 이끌 동력으로 기업의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곧 국회를 통과를 꼽는다.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1일 상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여당은 주주총회 시즌 이전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입법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정책 모멘텀이 향후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주주권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조항들이 담겨 있어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통한 시장 체력 강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지배구조 리스크 등이 국내 증시의 구조적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해왔던 만큼 제도 변화가 가시화될 경우 중장기 자금유입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한 만큼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 및 업종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도입되면 상장기업의 주식 수가 연평균 1%가량 추가로 감소하면서 코스피가 다시 한 번 평가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수가 줄면 순이익과 순자산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EPS와 주당순자산가치(BPS)도 구조적으로 상향될 것"이라며 "코스피의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더 높게 평가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 확산되는 강세 흐름도 추가 상승을 점치는 배경이다. 코스피200에서 20거래일 동안 상승 종목 수 누계를 하락 종목 수 누계로 나눈 백분율인 등락 비율(ADR) 지표가 1월 8일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주도주인 반도체 업종에서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강세장이 퍼져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재승 연구원은 "과거 역사를 보면 강세장 말미에는 ADR 지표가 지수 고점 전 먼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강세장에서 코스피는 12월까지는 반도체 쏠림이 커졌지만 1월 들어 주변 업종으로 강세가 확장되고 있다"며 "코스피 대형주 내에서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 온기가 퍼져가고 있다는 점도 강세장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쉼 없이 달려온 상승세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적법 여부에 대한 비국 대법원 판결,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및 그린란드를 둘러싼 유럽과의 갈등 등의 우려도 상존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단기 상승으로 인해 피로도가 증가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며 "연이은 급등 이후에는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김종민 연구원도 "현재 이 질주를 막을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가장 큰 리스크"라며 "쉼 없이 달려온 만큼 단기 과열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