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업종만 오른다"…역대급 불장에도 상장사 과반이 하락

입력 2026-01-19 1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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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2893곳 중 1548개 종목이 하락…전체 53.51%
조선·방산·자동차·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만 상승세 쏠려
"주력 업종, 고평가 영역 위치…중·소형주 시간 올 것"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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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새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오는 가운데, 증시 내부에서는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조선·방산·반도체 등 일부 주력 업종만 강세를 보이면서 전체 상장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에서는 역대급 불장 속에서도 '오를 업종만 오르는' 쏠림 장세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전체 상장사 2893개 종목 중 연초 이후 주가가 오른 곳은 1213개(41.93%)로 집계됐다. 반면 하락 종목은 1548개(53.51%)로 과반을 차지했으며 131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새해 들어 코스피가 하루도 빠짐없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시장 상승세가 조선·방산·자동차·반도체 등 주력 업종들에만 국한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스피는 이 기간 14.87% 상승한 가운데, 국내 조선·방산주들이 편입된 'KRX 300 산업재' 지수는 19.14%나 급등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 'KRX 자동차' 지수가 19.09%로 2위에 올랐고 ▲KRX 건설(18.45%) ▲KRX 반도체(17.07%) ▲KRX 300 자유소비재(17.07%)가 뒤를 이었다.

42개의 테마형 지수 중에서도 'KRX K조선 TOP10' 지수가 19.77%의 수익률로 오름폭이 가장 컸으며 ▲KRX 블루칩 25(18.47%) ▲KRX 반도체 Top 15(17.54%)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17.38%)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단기적인 원화 약세 흐름에 따라 조선·방산·자동차 등 수주 산업의 실적 기대가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오르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실적 눈높이도 지속 상향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추정치를 발표한 상장사 190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4% 급증한 77조5092억원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147%) ▲증권(16.5%) ▲소프트웨어(14.9%) ▲조선(11.9%) ▲전력(11.5%) 등의 실적 추정치가 증가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기준 코스피 순이익 350조원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부분은 173조원으로 49.5%에 해당한다"며 "가히 압도적인 수준으로 최근의 반도체 급등세에 대한 환호성도 있지만, FOMO(포모) 혹은 쏠림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관찰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총액·이익 비중 측면에서 반도체가 대부분 파이를 차지하며 독보적 위치를 다지고 있다"며 "시장 전체 규모는 커졌으나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이 적어진 만큼 반도체에 가려져 이외 업종은 다소 소외되는 그림"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에서는 대형주들이 숨 고르기 국면을 맞으면 코스닥 시장과 중·소형주 중심 장세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반도체 등 대형주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숨 고르기를 보일 때 코스닥에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코스닥 지수 전반보다는 종목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공개 이후 반도체·코스피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상승세가 주춤했다"며 "1차적으로는 순환매의 트리거였지만, 연이은 급등세 이후에는 단기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국면 진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본격적인 4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서 주요 업종·대표주들의 실적과 현실 간의 괴리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최근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끌었던 상사·자본재, 자동차, 기계, 건설, 조선, 철강, 반도체 등은 극심한 고평가 영역에 위치해 있고 저평가 업종에 내수주가 다수 포진해 있어 순환매가 지속되더라도 상승 탄력은 둔화하거나 단기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