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 무용론?… 수능 성적 지역 격차 영어에서 제일 컸다

입력 2026-01-16 1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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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 2025학년도 수능 국·영·수 지역별 재학생 최고 성적 비율 분석
상대평가 국어·수학 보다 절대평가 영어에서 최대 격차
절대평가 도입 효과 의문… "조기 교육 활발한 지역일수록 고득점자 비율 높아"
대구 재학생 중 영어 1등급 비율 5.2%… 전국 3위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이 매우 어렵게 출제 돼 학생과 학부모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교육 비용 절감을 내세워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꾼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구 시내 학원가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이 매우 어렵게 출제 돼 학생과 학부모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교육 비용 절감을 내세워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꾼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구 시내 학원가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지역별 성적 격차가 상대평가인 국어·수학보다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된 절대평가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 재학생 가운데 최고 성적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과 가장 낮은 지역의 격차는 영어에서 5.9%포인트(p)로 가장 컸다. 이어 수학 4.4%p, 국어 3.7%p 순이었다.

국어·영어·수학 세 과목 모두에서 최고 성적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이었다.

과목별로 보면, 서울 재학생의 영어 1등급 비율은 8.4%인 반면 최저 지역은 2.5%에 그쳐 5.9%p의 격차가 발생했다. 수학에서는 서울 재학생 가운데 표준점수 최고점 획득 비율이 5%였으나, 가장 낮은 지역은 0.6%로 차이가 4.4%p에 달했다.

국어 역시 서울의 표준점수 최고점 비율은 5.2%로, 최고점을 받은 학생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1.5%)과 비교해 3.7%p의 차이를 보였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도입 이후 2019학년도를 빼면 매년 영어에서 지역별 성적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특히 2021학년도에는 영어 1등급의 지역 간 격차가 10%p로 확대되며, 수학(나)(4.7%p)와 국어(3.6%p)를 크게 웃돌았다.

2022학년도에 통합수능이 도입된 이후부터는 영어는 지역별 성적 격차가 통상 5%p, 수학 4%p, 국어 3%p대로 대체적으로 영어에서 가장 높았다.

절대평가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완화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이 같은 취지로 절대평가 과목의 지역별 격차는 상대평가보다 작을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절대평가가 되면 부담이 줄고 지역 간 격차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절대평가로 '이 점수만 넘으면 1등급'이라는 식으로 목표 점수가 명확해지다 보니 오히려 선행학습이 더 강화되고, 조기 교육이 활발한 지역일수록 고득점자 비율이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경쟁 중심의 교육 환경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능 절대평가 전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7일 '공교육 혁신방안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수능을 5등급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담은 '공교육 혁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2033학년도부터 내신과 수능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절대평가가 적용되고 있는 영어 과목에서 지역 간 성적 격차가 상대평가 과목보다 더 크게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제도 전환에 앞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임 대표는 "절대평가 전환을 격차 완화로 단정해서는 안 되고, 사교육 확대 가능성까지 포함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 지역 수험생의 2025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5.2%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8.4%)과 세종(5.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국어와 수학에서도 표준점수 최고점 비율이 각각 3.3%와 2.4%로 집계돼, 두 과목 모두 전국 3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