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도둑 참여자 모집 게시글 50여개…일부 게시물은 참여자 2천명에 달해
옛 추억이 놀이 부작용…익명성 전제로 한 모임에 미성년자 범죄 노출 우려
최근 '경찰과 도둑(경도)' 등 추억의 놀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가운데 안전과 공공질서를 둘러싼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전제로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부적절한 만남 가능성이 거론되고, 공원에 산책하러 온 사람들에게 피해가 크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14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을 중심으로 추억의 놀이 참여자를 모집하는 게시글이 확산하고 있다. 단순한 규칙과 활동성이 높다는 이유로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기자가 대구 일대에서 '경도'를 검색한 결과, 관련 모임 참여자를 구하는 글만 50여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일부 게시물은 구성원이 2천명에 육박하는 등 규모도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동심을 불러내는 옛 놀이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형태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도 모임에 참여했다가, 종교단체로부터 성경 공부를 강요받았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연령대가 초등학생부터 30~40대 성인까지 폭넓게 형성되면서 각종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모임에서는 참석에 앞서 여성 비율을 묻는 글도 확인됐다.
지난주 동구 율하체육공원에서 진행된 경도 모임에 참여한 A(18) 양은 "연령 제한이 없는 모임에 나갔는데 삼촌뻘 되는 사람들이 있어 당황했다"며 "대부분은 일회성 만남에 그치겠지만, 어떤 사람이 나올지는 알 수 없어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별적으로 모이는 구조라 관리 체계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옛 추억 놀이가 주로 대형 공원에서 이뤄지다 보니 시민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특히 익명성이 전제된 모임 특성상 참가자와 일반 시민을 구분하기 어려워, 산책 중 불편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대 B씨는 "저녁 시간에 공원을 걷다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휴대전화 조명을 켜고 몸에 손을 대며 '잡았다'고 말해 불쾌했다"며 "놀이 참가자가 아니라는 설명을 여러 차례 해야 했다. 밤 시간대에 고성을 지르며 돌아다니면 인근 주택가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놀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위험 요소를 관리하며 건전한 놀이 문화로 정착시키려는 사회적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동진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놀이에는 일정 수준의 위험성이 따르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문화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익명성을 전제로 한 놀이에서는 미성년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은 낯선 성인과의 관계에 대한 방어 능력이 부족한 만큼 경각심을 높이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놀이의 재미를 살리되 산책객 등 제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하는 문화가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