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둔화·계약 변수 주가 반영
캘리포니아 EV 보조금 재개
테슬라 ESS 설치량 사상 최대·리튬 가격 연고점 경신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국내 이차전지 업종 전반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 정책 환경 변화와 함께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 10곳 주가를 추종하는 'KRX 2차전지 TOP10 지수'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이날까지 5.95%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반도체 TOP10 지수'가 27.96%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개별 종목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같은 기간 8.23% 하락했고 삼성SDI(-7.02%), 포스코퓨처엠(-10.05%), 에코프로비엠(-4.78%) 등 주요 배터리·소재주 전반의 조정 폭이 컸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일부 계약 변수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전기차 수요를 둘러싼 정책 환경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각)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기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는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2억달러 규모의 신규 주(州) 전기차(EV) 세금 리베이트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해당 계획은 2026~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 반영됐으며 연방 인센티브 축소를 주정부 차원에서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의 정책 변화도 우호적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중국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배터리 제품에 대한 부가세 환급률을 오는 4월부터 12월까지 9%에서 6%로 단계적으로 낮춘 뒤 2027년 1월 1일부터는 전면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원재료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9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134위안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온 가운데 최근 들어 상승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부진 국면을 지나 업종 내 수요의 무게중심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한 수요 확대가 실적과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글로벌 ESS 시장에서는 설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의 ESS 설치량은 14.2GWh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 전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ESS 업체 플루언스에너지 주가도 최근 2주간 15% 상승하는 등 업황 개선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실적에서도 ESS 비중 확대 흐름이 감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발생 금액은 전분기 대비 9% 감소하는 데 그쳤다. AMPC 대부분을 차지해온 전기차 배터리 출하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감소 폭이 제한된 점을 감안하면 북미 ESS 출하가 크게 늘며 실적을 방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ESS 매출 규모가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며 "ESS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구조적 성장 요인을 갖고 있어 현 구간에서는 ESS 수혜주를 중심으로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ESS 매출이 1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 배터리 출하 감소 폭은 9% 수준에 그쳤다"며 "같은 기간 주가가 30% 이상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현재 이차전지 업종은 과매도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ESS 출하 급증에 힘입어 2026년 미국 ESS 설치량은 20GWh를 웃돌고 관련 매출도 연간 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며 "ESS를 기반으로 AMPC 레버리지가 다시 확대되는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