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검찰, 은닉 정황 알고도 의미 없는 자료만 넘겼다"
대장동 일당에게서 4천억원대 범죄수익을 환수해야 할 성남시가 막상 가압류한 계좌를 열어보니 잔고는 5만원, 7만원에 불과했다. 수천억 원을 동결하기 위해 확보한 계좌 상당수가 사실상 '깡통계좌'로 확인됐다.
성남시는 검찰이 이미 자금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실효성 없는 자료만 넘겼다며, 범죄수익 은닉을 방조한 것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가 가압류를 통해 지난 9일 기준 확인한 대장동 일당 계좌 잔액은 약 4억원으로, 전체 범죄수익 4천449억원의 0.1% 수준에 불과했다.
계좌별로 김만배 씨 측 화천대유 계좌는 2천700억원을 청구했지만 실제 잔액은 7만원, 1천억원을 청구한 더스프링 계좌는 5만원에 그쳤다. 남욱 씨 측 엔에스제이홀딩스 계좌도 300억원 청구 대비 4천800만원, 제이에스이레 계좌는 40억원 청구 대비 4억원 수준이었다.
성남시는 이는 검찰이 추징보전을 집행하기 전이나 집행 과정에서 이미 범죄수익 대부분이 빠져나갔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성남시가 자체 분석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검찰은 2022년 7월 말 기준 범죄수익 4천449억원 가운데 96.1%인 약 4천277억원이 이미 소비되거나 은닉된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검찰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성남시에 알리지 않았다"며 "초기 추징보전 결정문만 넘긴 것은 사실상 의미 없는 자료 제공"이라고 비판했다.
또 성남시는 검찰이 범죄수익 은닉 수법과 자금 흐름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는 "수사보고서에는 현금·수표 인출, 차명법인 설립, 금융·부동산 투자 등 구체적인 은닉 정황이 담겨 있다"며 "피의자들이 구속 상태에서도 외부 도움을 받아 법인 자금을 빼돌린 사실까지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검찰이 제공했다고 밝힌 자료도 전체 추징보전 18건 가운데 4건에 불과하며, 나머지 14건은 "법원을 통해 확보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성남시는 "당시에는 접근조차 불가능한 자료였다"며 "검찰이 협조 의지가 있었다면 은닉 재산에 대해 훨씬 신속한 가압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범죄수익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면서도 실익 없는 자료만 넘긴 검찰의 행태는 단순한 비협조를 넘어 기만"이라며 "대장동 일당에게 시간을 벌어준 것과 다름없는 '비호'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