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환율 급등… 원가 상승에 대구 산업계 '경영 비상'

입력 2026-01-12 15: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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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460원선 재돌파… 수입 원자재·에너지 비용 급등
지역기업 66% "심각"… 영업이익 감소·투자 축소 현실화
환리스크 취약한 중소기업 중심으로 채산성 악화·고용 위축 우려

대구 서구 일대 상공에서 바라 본 염색산업공단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서구 일대 상공에서 바라 본 염색산업공단 모습. 매일신문DB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지역 기업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 수입 및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투자는 물론 고용을 축소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성잘률 2%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다시 치솟은 환율에 비명

지난해 말 1천500원선을 위협했던 환율은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으로 1천450원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1천460원으로 다시 뛰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올라 100선에 다가섰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달러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구지역 산업계에 미치는 악영향도 확대되는 추세다.

대구염색산업단지의 경우 입주기업들의 조업 감소로 증기 공급은 급감한 반면 증기요금 부담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산업단지 내 증기공급량(1~11월 누적 기준)은 117만4천t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줄었으나 증기요금 합계는 같은 기간 2.2% 늘었다.

염색공단 관계자는 "증기 공급에 필수적인 유연탄을 수입하는데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입주 기업 대다수가 경기침체로 인한 피해가 큰데 환율 상승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수출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연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지역 수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수입은 3.5% 늘었다. 자동차부품, 배터리 소재 등 주역 주력 산업도 환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53.57포인트 오른 4,639.89로 개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53.57포인트 오른 4,639.89로 개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연합뉴스

◆ 대구기업 3곳 중 2곳 '심각' 인식

이날 대구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율 급등 체감 수준을 묻는 문항에 기업 66.3%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79.9%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기업들은 그 이유(복수응답)로 '수입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85.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물류비용 증가'(60.2%), '외화 결제대금 환차손 발생'(19.9%), '원청기업 또는 해외 거래업체로부터 납품 단가 인하 압박'(15.5%), '외화 자산 및 부채 평가에 따른 환차손 발생'(9.7%) 등이 뒤를 이었다.

환율 급등 이후 영업이익 변화와 관련해서는 67.4%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9% 미만 감소'가 35.6%로 가장 많았다. 또한 '10~20% 미만 감소'와 '20% 이상 감소' 응답 비율도 각각 21.3%, 10.5%를 차지했다.

또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복수응답)으로는 '원가절감 노력'(62.4%)이 1위를 차지했고, '별다른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31.8%에 달해 상당수 기업이 환율 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율이 경영계획 수립에 미친 영향(복수응답)으로 '원가 절감 위주의 보수적 예산 편성 및 사업 구조조정'(65.5%), '투자 규모 축소 및 신규 투자 보류'(25.6%)를 꼽아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외환 당국의 환율 안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역기업들이 체감하는 환율 수준은 매우 높다"며 "대구지역은 중소기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대기업에 비해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을 위해 환변동보험 지원 확대와 정책금융 지원 등 정부의 다각적인 환리스크 관리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