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재확산 우려 컸으나 강설 덕에 진화
지난해 3월 '초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에 또다시 큰 불이나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초속 7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확산한 불은 한 때 인근 주민대피령이 내리는 등 큰 피해가 우려됐으나 때맞 내린 눈으로 인해 조기 진화에 성공했다.
산림·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3시 14분쯤 의성군 의성읍 비봉리 해발 150m 야산(산135-1)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산에서) 연기가 올라온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진화헬기 10대, 차량 51대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은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4시 30분 기준 산불 영향구역만 약 59㏊, 화선은 약 3.39㎞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확산했다.
다행히 불은 저녁 무렵부터 몰아친 눈보라로 인해 확산세가 꺾였다. 산림·소방당국은 오후 6시 30분을 기해 '주불진화'를 선언하고, 뒷불감시체제로 전환했다. 11일 일출 이후 헬기·장비 등을 투입해 잔불진화에 나섰다. 현재까지 산불영향구역은 총 93㏊로 조사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또 한 번 가슴 졸인 의성군민
초대형 산불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산불이 나면서, 의성군 전체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불이 나자, 의성군은 즉각 전 직원 동원령을 내리는 한편 산불진화, 주민대피, 교통 통제, 상황 전파 등에 나섰다.
의성군은 초속 7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불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등 70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힘을 보탰다. 또 오후 4시 10분쯤 주민 대피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300여명을 의성실내체육관과 각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급하게 산불 현장지휘본부를 찾아, 진화작업 상황을 보고 받고 주민 대피 등 인명 피해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진화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임상훈(66·의성읍) 씨는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의성읍에 나갔다,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불길이 집까지 번질까 밤새 가슴을 졸였다"고 했다.
◆산불 확산할까…긴장감 휩싸인 안동
의성에서 큰 불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인접한 안동시 길안면 주민들도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 이곳은 지난해 3월 초대형 산불 당시에도 강풍을 타고 불이 확산하면서 수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안동시는 산불이 발생한 10일 오후 5시 8분 길안면 등 의성 인근 주민들에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산불로 집이 전소돼 컨테이너 임시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70·안동시 길안면) 씨는 "불이 멀리 있다고 생각한 사이 산을 넘어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엔 눈과 습기가 있어 괜찮다지만, 바람만 불면 임시주택마저 잃을까 봐 하루 종일 뉴스를 봤다"고 말했다.
◆또 인재(人災)?...산불 원인 조사 착수
의성군은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면서, 정확한 화재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산불 원인 수사는 의성군 산림과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맡아 주민 진술과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산불 발생 초기, "산 중턱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쓰레기를 소각하다 불이 난 것 같다" "밭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현장 주민들의 목격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특사경은 불법 소각여부 등을 중심으로 정확한 산불 발화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