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로서 겪는 어려움..일과 가정 사이서 균형 맞추기 어려워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 될 것
권태형(40)·김한나(39) 부부는 올해로 결혼 11년 차다. 8년 간 연애를 했고 어린 나이에 더 이상 연애만 하지 말고 결혼하자는 얘기가 나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당시 권태형 씨는 29세, 김하나 씨는 28세였다. 현재 아이는 셋(1남 2녀)이다. 김한나 씨는 "처음부터 다둥이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고 제가 원했던 삶의 모습도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키우고 있다"고 했다.
◆부부가 함께 육아하는 건 당연
남편 권태형 씨는 대구 중구에서 대동SP와 대동특수인쇄를 운영하고 있다. 특수인쇄를 비롯해 각종 인쇄물 제작과 간판 제작 등 인쇄 관련 전반을 담당한다. 이 일은 하나부터 끝까지 직접 제작해야 해 손이 많이 가고 바쁠 때가 많지만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 아내 김한나 씨도 프리랜서 형태로 언어치료와 남편 회사 일을 돕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평일에는 아내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고 육아 분담도 많이 한다. 김한나 씨는 "아이 셋을 동시에 챙기는 일은 늘 전쟁처럼 느껴진다"며 "특히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주말엔 남편이 육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그는 "아이를 혼자 낳은 것도 아니고 둘이 낳았는데 그렇다면 육아도 함께 하는 게 맞지 않냐"며 "모든 걸 저 혼자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 둘 다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 과정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서로의 역할은 이해하되 한 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지 않고 가정을 꾸려간다는 게 이들 부부의 원칙이다.
◆일·육아 사이서 겪는 어려움
김한나 씨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 시간 활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하지만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아이들이 아프거나 갑작스러운 일이 생길 경우가 특히 그런데,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있는 남편보다 상대적으로 시간 조절이 가능한 본인이 책임을 더 많이 지게 된다. 결국 일과 육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자주 오고 그 선택의 부담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쏠리는 구조다.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대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 책임감이 쌓이다 보면 체력적·정신적으로 버거워지게 된다.
권태형 씨는 사업을 하다 보니 원하지 않더라도 영업을 위해 술자리를 가져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퇴근 후의 이 시간은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선이지만, 가정이 있는 가장으로서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것에 늘 부담을 느끼고 아내 눈치를 보게 된다. 또 퇴근 후 바로 귀가한다고 해도 쉴 수 있기만 한 상황도 안 된다. 집에 오면 자연스럽게 아내를 돕는 역할이 이어지고 쓰레기를 버리거나 식사 후 정리를 하는 등 집안일에 참여하게 된다. 일과 가정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강박 속에서 늘 균형을 맞추려 애쓰지만 쉽지 않은 일인 건 분명하다.
◆'아롱이다롱이' 자녀 셋 덕에 활기
첫째 자녀 하윤(12)은 관찰력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세심해서 도움이 될 때도 많지만 아는 게 많아 엄마에게 간섭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요즘은 외모에 대한 관심이 늘어 앞머리 집게핀을 하고 다닌다.
둘째 예나(9)는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다. 뭐든 잘해내려고 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신기할 정도다. 가끔은 조금만 조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활발하다. 셋째 예서(6)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막내라서 그런지 존재 자체가 사랑스럽고 안고 있으면 곰돌이 푸(디즈니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미운 여섯 살'이 다가오는지 떼를 쓰는 모습도 부쩍 늘었다.
키우다 보니 '아롱이다롱이(한 어미에게서 난 자식도 각각 다르다)'란 속담이 딱 들어맞는데 이게 참 신기하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이 또한 한 치 어긋남 없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대신 집안은 늘 시끌벅적 웃음이 끊이지 않고 활기가 넘친다. 이것이 다자녀가정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온 가족 웃게 만드는 에피소드 풍부
김한나 씨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꽤 많다. 그 중 하나는 겨울에 세 아이 모두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다 생긴 일이다. 당시 셋째를 안고 급하게 종종 걸음으로 병원으로 향하다 보니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게 됐다. 본능적으로 아이 머리를 보호하려 감싸다 보니 손이 심하게 까져 피가 많이 났다.
병원에 도착한 뒤 첫째와 둘째의 상반적인 반응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둘째는 간호사에게 "우리 엄마 피 나요, 봐주세요"하며 울었고, 그 모습을 본 첫째는 "엄마 대박이에요. 그래도 엄마가 예서 보호해서 뇌진탕 안 걸렸어요"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역시 아들은 정서적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실감했고 아들 하나만 낳길 잘했다는 생각도 절로 들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둘째 예나와 관련된 것이다. 어느 날 예나가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고 집에 와서는 오빠에게 아주 당당하게 물었다. "오빠, 세종대왕 이름이 뭔지 알아?" 첫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슨 소리야" 하고 되묻자, 예나는 망설임 없이 "훈민정음"이라고 답했다. 그 순간 온 가족이 빵 터졌고 역시 우리 집 웃음 제조기는 둘째라며 공식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또 공부보다는 예체능 쪽 재능을 더 키워줘야겠다는 생각도 이때 하게 됐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파
아이들 교육에 있어 부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인성'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능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부족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잘나기 보다는 바르게, 똑똑하기 보단 따뜻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부부 역시도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말씀을 마음에 두고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권태형·김한나 부부는 "아이 셋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바람이 있다면 '즐겁고 긍정적인 사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커나갔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이가 부모 아니겠냐며 말이다.
앞으로의 계획 또한 "완벽하진 않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이 되는 것, 그 하나 뿐"이라고 했다.
◆교육비 등 지원 확대돼야
김한나 씨는 "다자녀가정에 대한 지원이 단순한 출산장려금 차원에서 끝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마저도 지역마다 다르고 실질적 도움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말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교육비와 학원비, 방과후 프로그램, 예체능 활동비 지원 확대를 꼽았다. 다자녀가정의 경우 한 아이가 아니라 여러 아이가 동시에 성장 단계를 겪기 때문에 학원비, 교재비, 체험 활동 비용이 겹쳐 들어가기 때문이다. 본인 집만 해도 첫째 아이에 대한 사교육비 지출이 점차 늘어가는 시기에 돌입했고 둘째와 셋째 또한 학습과 체험, 예체능 수강이 많아져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는 "사교육 없이는 안 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책적으로 다자녀가정에 대한 보다 많은 교육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더해 "요즘은 문화와 여행, 체험 분야의 지원도 다자녀가정엔 필수"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많으면 어디 한번 나들이 가는 것도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문화시설과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이용료 할인 등 여행 관련 지원이 보다 풍부해지고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