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에 밀려 떠난 이지영, 안정감 여전
불혹 앞두고 SSG와 2년 5억원에 재계약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 대신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오래 갈 수 있다. 프로야구 무대에서 포수 자리가 그렇다. 삼성 라이온즈 출신 포수 이지영(39·SSG 랜더스)이 선배 강민호(40)처럼 다년 계약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SSG는 6일 베테랑 포수 이지영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5억원(연봉 4억원, 인센티브 1억원)에 다년 계약을 맺었다. 자유계약 선수(FA)가 아니어서 이른바 '비(非)FA 다년 계약'이다. 각 구단이 핵심 선수를 눌러 앉히려고 FA가 되기 전 꺼내 드는 카드다.
삼성은 2011~2014년 통합 4연패(정규 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를 기록했다. '삼성 왕조'라 불리던 시절. 그때 포수 마스크를 썼던 선수가 이지영이다. 다만 강민호가 영입되면서 입지가 줄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이적했다.
강민호의 영입 등으로 입지가 줄었고, 2018시즌을 끝으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새 팀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2019시즌 후 3년 18억 원에 FA 재계약도 맺었다. 2024시즌부터는 SSG의 안방을 지켰다.
포수는 키우기 어렵다고들 한다. 경기를 읽는 눈이 필요하고, 투수를 이끌며 타자를 상대할 수 있어야 한다. 도루를 저지할 어깨, 떨어지는 변화구를 몸으로 받아낼 블로킹 능력 등 갖춰야 할 게 많다. 다른 위치에 비해 베테랑이 많고, 그 선수가 오래 뛰는 이유다.
유독 '고인 물'이 많은 자리다. 양의지(38·두산 베어스)는 여전히 리그에서 첫 손 꼽히는 포수. 두 살 위인 강민호가 그 다음이다. 강민호는 최근 2년 20억원짜리 FA 계약을 맺고 삼성에 남기로 했다. 이지영의 안정감도 주전으로 아직 손색이 없다.
SSG가 이지영의 손을 다시 잡은 것도 그 때문. SSG 측은 "이지영은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갖춘 베테랑 포수"라며 "팀 포수진의 경쟁력을 높이고 후배를 육성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해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SSG는 조형우(23), 김규민(23), 이율예(19) 등 장래가 유망한 신예 포수들이 많은 팀. 이지영은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경기 운영 능력뿐 아니라 소통 능력, 리더십까지 높이 평가해 계약하게 됐다는 게 SSG 측 설명이다.
김규민과 이율예는 상무 입대를 앞둔 상황. 20대 초반 포수 2명이 한꺼번에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반갑지만 당장 전력에는 손실이 될 수 있다. 그 틈을 메워주는 게 이지영의 역할. 후배들이 클 때까지, 돌아올 때까지 안정적인 우산 역할을 해달라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