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이 죽마고우인 배우 고(故) 안성기의 빈소를 찾아 60년 지기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조용필은 5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성기야 또 만나자"는 짧지만 깊은 메시지를 남겼다.
조용필은 조문 후 취재진에게 "제가 지금 투어 중이라 입술도 부르트고 그랬지만, 친구가 갑자기 변을 당했다고 해서 왔다"며 "(안성기가) 지난 번 입원했을 때도 병원에 왔었고, 당시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주차장에서 와이프하고 한참 이야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그땐 잘 퇴원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돼 정말 너무나 안타깝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조용필은 고인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참 좋은 친구다. 아주 좋은 친구로, 성격도 좋고, 같은 반 제 옆자리였다"며 "집도 비슷해서 같이 걸어 다니고 그랬다. (영정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어렸을 때 학교 끝나면 항상 같이 다녔다"고 떠올렸다.
이어 "하고 싶은 게 아직도 굉장히 많을 텐데 그것을 다 이뤄내지 못하게 됐다"며 "(안성기가) 너무 아쉬움을 갖지 말고 (하늘에) 올라가서도 편하기를 바란다. 가족들도 있으니 저 위에 가서라도 남은 연기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영화계에 별이 하나 떨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지만 영화계의 큰 별이지 않으냐"라며 마지막으로 "잘 가라. 가서 편안히 쉬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은 경동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에서 짝꿍으로 지내며 인연을 맺은 이후 60년 넘는 세월을 친구로 함께해왔다. 생일이 1월 1일이었던 안성기는 조기 입학으로 조용필과 같은 학년에 재학했다. 조용필은 서울 정릉, 안성기는 돈암동에 거주해 서로의 집을 오가며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학창 시절 이후 조용필과 안성기는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섰지만,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왔다. 안성기는 1997년 KBS '빅쇼' 조용필 편에 깜짝 출연해 듀엣으로 노래했다. 조용필은 '빅쇼'에 출연 당시 "(안성기는) 저하고 중학교 동창이면서 같은 반이었다. 제가 29번, 안성기는 제 짝인 30번이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안성기는 지난 2018년 조용필의 데뷔 50주년 기념 인터뷰 첫 주자로 나서는 등 특별한 인연을 보여줬다. 안성기는 당시 조용필에 대해 "(조용필은) 조용한 모범생이어서 가수가 될지 꿈에도 몰랐다"며 "신만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로 누구도 그런 기미를 채지 못했고, 자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2013년 두 사람이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을 나란히 받은 모습도 화제가 됐다. 훈장을 수훈한 뒤 조용필이 안성기와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주목받았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 끝에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병이 재발해 수년간 치료를 이어왔고, 결국 5일 세상을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