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 속도조절로 배터리 기업들이 잇따른 계약 해지 소식을 전하면서 위기감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다만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는 큰 타격이 없는 만큼 새해 반등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2025년 증권시장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엘앤에프는 전장 대비 9.85% 내린 9만5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테슬라와 체결한 3조8천3천34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이 973만316원으로 감액됐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
엘앤에프 측은 "공급 물량 변경에 따라 계약 금액이 변경됐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공급 환경 변화 속에서 일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2차전지 소재사들은 흑자 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엘앤에프의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1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209억 원, 15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의 전기차(EV) 수요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꺾이면서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양산 속도와 규모를 전면 재검토한 점이 계약 종결의 배경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해당 계약을 통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의 배터리팩 제조사 FBPS의 배터리 사업 철수로 인해 3조9천217억 원 규모의 계약이 무산됐고, 자동차 기업 포드와 체결한 9조6천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도 해지됐다. 미국의 보조금 축소, 유럽 전기차 정책 전환으로 배터리 업계가 다시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포함한 새로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GM, 포드 등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병행 전략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배터리 시장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