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 축제 '섹시 댄스' 논란… 우려 vs 표현의 자유

입력 2026-01-01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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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안무 수위 등 선정적인 무대에 학부모들 불만 제기
학생 축제에 규제 가하면 축제 기능 자체 위축될 우려도

공연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공연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지역 일부 고등학교 축제에서 선보인 이른바 '섹시 댄스 공연'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학생들로 구성된 댄스팀이 비교적 노출이 많은 의상과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안무를 선보이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대구지역 몇몇 남자 고등학교 축제 무대에 다른 학교 여고생 댄스동아리가 초청돼 공연을 펼쳤다. 해당 공연 영상에는 핫팬츠와 민소매 상의를 입은 여학생들이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과, 이를 보며 환호하는 학생들의 반응이 담겼다.

영상이 온라인과 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미성년자 축제 무대에 적절한 수위였는지 의문"이라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는 축제라는 점은 의미 있지만, 어른이 보기에도 다소 과하다고 느껴졌다"며 "다양한 표현 방식이 있는데 굳이 그런 안무와 의상을 선택해야 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도 "특정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무대가 반복돼 왔다는 점이 더 걱정"이라며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굳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반면 학생들이 주도하는 축제 문화 자체를 지나치게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 공연을 준비한 학생들 상당수는 아이돌 가수나 전문 댄서를 꿈꾸며 오랜 기간 연습을 거쳐 무대에 올랐고, 자신들의 재능을 보여줄 기회로 축제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공연 섭외와 진행을 맡았던 학생회 아이들이 논란을 접하고 많이 상처를 받았다"며 "공부 중심의 학교 생활 속에서 1년에 한두 번 있는 축제마저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기준 마련과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신현재 대구아동청소년심리발달센터 부원장은 "미성년자의 선정적 무대는 공연하는 학생과 관람하는 학생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함이 필요하다"면서도 "동시에 학생들의 꿈과 표현의 자유를 단순히 문제로만 몰아가는 접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 부원장은 "현재는 의상과 안무 수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학교 차원에서 사전 협의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