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 절벽] "문 닫은 채용시장" 기업은 왜 신입을 안 뽑나

입력 2025-12-30 1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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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에 굳어지는 채용 한파…신입 대신 경력직
만성적 구인난 겪는 지역 제조업계 자동화로 해법 모색

12일 대구 수성구 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12일 대구 수성구 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일자리 수요데이 구인·구직 만남의날' 채용행사를 찾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동북지방통계청 2월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취업자 수는 119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7천명(1.4%) 감소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채용 시장은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경력직 채용 확대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 구조적 변화까지 맞물리며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일 국가통계포털(KOSIS)의 고용동향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1만8천96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남성 '쉬었음' 인구는 46만2천73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9.7% 늘었다. 해당 연령대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쉬었음' 인구는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채용 시장 변화와 맞물린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의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 공채 대신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이 새로운 채용 질서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상반기 채용 플랫폼에 게시된 공고 14만4천181건을 분석한 결과, 경력직만을 채용하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82.0%에 달했다. 신입 또는 경력을 함께 채용하는 기업은 15.4%였고, 순수하게 신입 직원만을 채용하는 기업은 2.6%에 그쳤다.

중견·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특히 구인난이 심각한 지역 제조업체들은 인력 충원 대신 자동화 전환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 부담을 키우는 입법 환경도 채용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당장 채용을 늘리기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수주가 줄면서 공장 가동률도 예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인력의 경우 채용 공고를 내도 내국인 지원자가 거의 없어 외국인 근로자 중심의 고용이 이미 오래전부터 정착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인남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업들이 기를 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경제 활성화가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