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선 판세 분석] 경북도지사 선거, 3선 도전 李지사 건재함 과시…안정? 변화? 민심이 변수

입력 2026-0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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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북도지사 '당선=3선'…3선 도전 뜻 굳힌 이 도지사 건재함 과시
3선 출마 명분에도 관심…경북, 인구 감소·지방 소멸 앞 복합 위기
관록의 TK정치인들 대거 저울질…민주당 후보군 개인기 확고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 DB

6·3 지방선거 경상북도지사 선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의 3선 여부다. 이 도지사가 도민의 세 번째 선택을 받아 3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경북 도백(道伯) 자리를 노리는 전·현직 의원을 중심으로 다수의 경쟁 후보 이름도 대항마로 오르내린다.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경북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이어온 만큼, 현역 도지사와 도전자들의 경쟁 구도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된다.

◆역대 도지사 '당선=3선'

이 도지사가 지난달 11일 "경북도를 위해 몸을 바치고, 더 나아가 국가와 통일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3선 도전의 뜻을 굳히면서 경북 선거판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현역 이 도지사가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어 아직 눈에 띄는 경쟁자가 없는 '독주 체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경북도지사의 현역 프리미엄은 전통적으로 강하게 작용해 왔다. 역대 경북도지사 선거는 모두 '당선=3선'으로 마무리됐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재선인 이 도지사는 행정 경험이 풍부하며 인지도와 조직력이 있고, 지난 대선 경선에 나설 정도의 탄탄한 입지와 정치적 역량도 갖추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건강 문제 넘어설 출마 명분은

이 도지사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채 '3선의 길' 열기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정 성과를 부각하는 동시에 조직 안정성과 연속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그는 2022년 지선에서 '도민이 도지사'라는 슬로건 아래 선대위 구성 없이 '도민 캠프'를 운영하며 재선에 성공한 저력이 있다. 이 도지사는 2018년 지선 때도 선대위를 꾸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암 투병 중인 이 도지사의 '건강 문제'가 선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지만, 지역 유권자들에게는 오히려 3선 출마의 '명분'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이번 선거는 현역 도지사의 건재함과 연속성, 장기 집권에 대한 지역 유권자의 심리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현역 프리미엄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등 복합 위기 속에 경북 유권자들이 안정적인 도정을 선호할지, 새로운 변화를 원할지 관심이 쏠린다.

◆중량감 갖춘 도전자들 출마 관심

국민의힘에서는 당내 후보자 선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도지사의 불출마 가능성을 전제로 물밑에서 움직이던 잠재 후보군들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현역 도지사를 넘을 수 있느냐'는 승산을 고도로 따져봐야 하는 선거 구도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뚜렷한 경쟁자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관록이 묻어나는 지역 정치인들의 도전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도지사에게 맞설 만한 인사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 이강덕 포항시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이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석기(경주), 김정재(포항북구), 송언석(김천), 이만희(영천청도), 임이자(상주문경) 의원 등도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공천 과정 순탄할까

이 도지사가 국민의힘 후보로 낙점되기까지 과정이 순탄할지도 3선 가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일단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지난 2022년 지방선거와는 달리 소수 야당으로 맞는 이번 선거는 야당에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지자체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워 민주당의 '여당 프리미엄'에 맞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정권을 내주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이 '보수의 본산' 경북을 수성하기 위해선 공천 기치로 쇄신의 칼날보다는 안정감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다자구도에서는 현역이 유리하다는 정치 공식이 이번에도 확인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3선 저지에 나선 출마자들이 많아질 경우 이들의 단일화 추진 여부는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현역의 아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다자구도보다는 양자 대결이 도전자들에게 승산이 있지만, 도전자들의 단일화가 무산되면 이 도지사는 마지막 '복병'까지 뛰어넘으며 순탄한 경선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신중한 상황이지만 단일화 추진 여부에 따라 현직 독주 체제로 시작된 선거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출마 후보군 쟁쟁

더불어민주당에게 경북지사 선거는 불리한 전장이라는 점은 여전하지만, 대구경북 출신의 여섯 번째 대통령인 이재명 대통령이 경북 안동이 고향인 만큼 이번 지선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른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경북이지만 후보군들 모두 개인기가 쟁쟁하고 잔뼈가 굵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지난 2018년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이 도지사와 맞붙어 유의미한 득표율을 거둔 오중기 민주당 포항북구 지역위원장(전 청와대 행정관), 지난 2022년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인 임미애 의원(비례) 등이 출마할지 관심을 끈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구경북이 당면한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현 정부와 정당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대구경북신공항,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대형 현안 추진에 있어 정부와 소통이 잘 되고 협력할 수 있는 도지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