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 대표성 최하위권…경북은 변화의 신호
여성 간부 공무원 급증, 정치 지형까지 흔든다
경북 첫 여성 단체장 나올까…지방선거의 새 관전 포인트
최근 경북도 인사에서 여성 고위직이 대거 탄생하면서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경북 최초 여성 기초단체장이 탄생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천, 칠곡, 영천, 영덕에서 여성 부단체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이제 여성 단체장 도전이 낯설지 않은 분위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마침 현직 여성 경북도의원 2명이 나란히 기초단체장에 도전 가능성을 비추면서 지역 정치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상주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남영숙(64) 경북도의원과 청도군수에 도전하는 이선희(63) 경북도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남 도의원은 2006년 제5대 상주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3선을 지냈고, 2014년 제7대 전반기 상주시의회 의장을 맡으며 지역 여성 정치인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18년 제11대 경북도의회에 입성해 2022년 제12대 전반기 농수산위원장을 역임하며 정책·현장 경험을 두루 쌓았다.
이 도의원 역시 보수 진영에서 오랜 당원 활동을 거쳐 2018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입성했고,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제12대 초대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후반기 기획경제위원장을 맡아 도 재정과 정책 전반을 다뤄 온 점은 단체장 도전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지만 경북은 여전히 여성에게 보수적이다. 2022년 지방선거 기준(당시 군위 포함) 경북 지역 광역의원 61명 가운데 여성은 6명(9.8%)에 불과했고, 기초의원도 288명 중 59명(20.5%)에 그쳤다. 전국 평균인 광역의원 19.8%, 기초의원 34.5%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정치보다는 행정에서 먼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23일 단행한 인사에서 서기관(4급) 이상 승진자 35명 가운데 여성 14명(40.0%)을 배출했다. 2022년 말 기준 10명에 불과했던 도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수는 이번 인사를 통해 41명으로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장기적으로 여성 간부 공무원 증가로 행정 경험을 갖춘 여성 인재 풀이 넓어졌고, 이는 곧 정치권으로의 자연스러운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성 후보가 '도전' 자체로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경력과 경쟁력을 따지는 단계로 넘어왔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경북 최초 여성 단체장 탄생 여부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