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땜질' 입법 독주 巨與, '장동혁 체제' 뭉치는 국힘

입력 2025-12-23 17:07:25 수정 2025-12-23 19: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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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란재판부법 이어 정통망법 상정…'입틀막' 위헌 논란 반복
24시간 필버로 존재감 과시한 국힘, 개혁신당과 '통일교 특검' 연대
"새해에는 견제와 균형 살아있는 바람직한 정치 보여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마친 뒤 발언대에서 내려와 정희용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필리버스터에 나서 이번 토론에서 최초이자 최장 기록을 모두 세웠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마친 뒤 발언대에서 내려와 정희용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필리버스터에 나서 이번 토론에서 최초이자 최장 기록을 모두 세웠다. 연합뉴스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를 무기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 표현의 자유 훼손 지적을 받는 정보통신망법의 단독 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소수야당인 국민의힘은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는 한편 개혁신당과 통일교 특검을 고리로 연대하며 대여투쟁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가 새해에는 올해와 같은 극한 갈등을 반복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진다.

23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각계의 반대, 위헌 지적 등 논란 속에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반복됐다.

여당은 이날 사법부 독립 훼손 등 다수 비판이 쏟아짐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죄 사건 등을 전담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처리했다. 법안은 야당의 불참 속에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곧이어 민주당은 자신들이 발의한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단독 처리를 노리고 있다.

법안이 증명이 어려운 손해도 5천만원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많지만 여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24일 이 법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이 같은 여당의 입법 독주 속에 야권의 대여투쟁 강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선 각종 당내·외 잡음 속에 흔들리면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가 단일대오 리더십으로 뭉쳐가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강행 추진에 맞서 홀몸으로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투쟁력을 과시했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장 대표의 이번 행보는 제1야당 대표의 헌정사 첫 필리버스터임과 함께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워 의미가 남달랐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으로 갈라졌던 야권이 최근 통일교 특검을 고리로 접점을 넓히고 있는 점도 보수 진영엔 호재로 꼽힌다. 거대여당과의 투쟁에 있어 보수 진영 정당들이 흩어진 채 제각각 목소리를 낸다면 아무래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당은 이날 통일교와 여야 정치권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할 특검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하며 모처럼 야권 연대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간 여당 일변도였던 여의도 정가가 새해에는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의 모습을 연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제기한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 사람만 살아남는 소선거구제 체제를 개선하지 않는 한 양극단에 선 정당 간 무한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새해에는 여야가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이 살아있는 정치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