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막는거야 지금?"…장애인 차량 막고 영상찍은 유튜버, 경찰 신고되자

입력 2025-12-23 15:09:30 수정 2025-12-23 15:21:18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 KBS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 KBS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 주차 차량을 고발하는 유튜버가 올린 영상이 경찰의 제지를 부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해당 영상에 등장한 경찰관은 당시 장애인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KBS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한 유튜버가 올린 '역대급 여경'이라는 제목의 영상에 등장한 경찰관은 지난 10월 한 쇼핑몰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진 장애인 운전자 신고 사건에 대응해 현장에 출동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튜버들은 당시 주차장 내 장애인 주차구역에 정차 중이던 차량을 향해 접근, 차량 앞을 막아서며 운전자가 실제 장애인인지 추궁했다.

운전자 A씨는 지체장애 5급 등록 장애인으로, 차량에는 장애인 주차 표지판도 부착돼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길을 가로막으며 장애인이 맞냐고 물었다고 다. A씨는 매체에 "장애인이 맞냐 그래서(물어서) 장애인이 맞다 해도 '당신네들 장애인 아니잖아' 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다)"고 떠올렸다.

A씨 측이 제공한 블랙박스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아니 왜 와서 막으시는, 뭐 하시는 거야 지금?"이라는 음성이 녹음돼있었다.

A씨는 유튜버들의 행동에 불안함을 느껴 112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출동 경찰은 현장에서 유튜버들을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설명 역시 비슷했다. 경찰에 따르면 광진경찰서 자양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은 지난 10월18일 오후 4시33분 "유튜버가 촬영하며 차를 막아 무섭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튜버는 장애인주차구역에 있는 차에 다가가 장애인 탑승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촬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달뒤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는 유튜버와 A씨의 상황이나 경찰 출동 배경은 설명되지 않았다. 영상에는 유튜버와 경찰이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힌여경은 유튜버를 향해 "이런 식으로 하시면 업무방해로 체포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허위 신고로 처벌받을 수 있다" "선생님이 경찰관을 직접 하시든지" 등의 발언을 했다.

박재영 광진경찰서장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장애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불법 주차를 두둔하고 공익신고를 방해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편집"이라며 "공익으로 포장해 자기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튜버의 이같은 촬영 행위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장애인 운전자들의 신고가 10월 18일부터 지난달 23일 자양파출소에 여러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해당 유튜버는 지난 20일 영상을 올리고 "제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차주를 가로막았다고요? 말도 안되는 소리 하고 있다"며 "CCTV든 바디캠이든 증거영상이 있으니 이런 소리를 하셨을 것이다. 저는 그런 적이 절대 없다"고 했다.

이어 "차를 막긴커녕 그냥 보내주고 신고한다"며 "증거영상이나 사진이나 녹음이 없으니까 제출 안 하신 것 아닌가. 증거 하나 없는 저런 글 때문에 갑자기 욕하는 댓글이 많아졌다"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