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 확산에 오프라인 공구매장 확산

입력 2025-12-22 18:07:24 수정 2025-12-22 19:44:2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온라인 공동구매 방식, 오프라인 유통모델로
공동구매 오프라인 플랫폼 브랜드도 다양화

경기 부진과 고물가 여파로 오프라인
경기 부진과 고물가 여파로 오프라인 '공구'(공동구매)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한 공동구매 매장에 물건이 진열돼 있다. 정은빈 기자

오프라인 '공구'(공동구매) 매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경기 부진과 고물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대상 중심으로 소비하는 이른바 '짠물 소비' 수요가 높아지면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공동구매 오프라인 플랫폼 '다이클로'의 가맹점 수는 100개를 돌파했다. 지난 6월 서울 용산구에 첫 가맹점을 낸 지 4개월 만이다. 이 업체는 대구 11개·경북 7개를 포함해 전국에서 104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공동구매 플랫폼 '소도몰'의 경우 창립 1년여 만인 지난 8월 전국 450개 매장을 기록했다. 공동구매 플랫폼을 표방하는 브랜드는 '다파농', '감자마켓' 등으로 다양하다.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구매 마켓 '봉봉상점'도 2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온라인에서 이뤄지던 공동구매가 오프라인 유통 모델로 옮겨진 것이다. 공구는 구매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같은 물건이 필요한 사람을 모아 단체 주문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공구 매장들은 아파트 상가 등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입지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공구 참여자를 모은다.

매장 운영자가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참여자에 공구 내용이나 특가 상품, 입고 일정 등을 안내하고, 이용객은 SNS 채널로 먼저 물건을 주문한 뒤 지정된 날짜에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식으로 운영된다.

농산물과 밀키트(간편식) 등 먹거리와 생필품을 취급하면서 공구 참여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매장을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필요한 물품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공구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증가하는 양상이다.

인건비를 중심으로 경영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점도 매장 수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부분 공동구매 매장들은 비교적 작은 규모 점포에서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를 설치해 놓고 유·무인 혼합 형태로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알뜰 소비'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면서 "창업시장에서도 비교적 작은 매장에서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소자본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