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통일교 특검 전격 수용…지지율 하락 극복, 2차 내란특검 빌드업?

입력 2025-12-22 15: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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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 좋다"
지지층 찬성 여론, 李 지지율 하락 등 고려했나
국힘, "만시지탄…전향적 수용 입장 환영"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본회의에 앞서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본회의에 앞서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와 정치권의 금품수수 의혹을 밝히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에 전격적으로 찬성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지지층의 높은 통일교 특검 찬성 여론 등을 고려해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 야권의 요구에 응답하고 나선 모양새다.

내부적으로 특검을 받아도 문제없다고 판단이 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차 내란특검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기 위한 디딤돌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 특검은 불가하다고 말한 바 있으나 못 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민심도 그러하다"고 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 특검할 것을 제안한다"며 "통일교 특검을 논의하기 위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최대한 빨리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간 야권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 도입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으나 이날 입장이 정면으로 변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당 지지층도 과반이 통일교 특검에 찬성하고 있어 반대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천1명을 대상으로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특검을 도입해야 하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62%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67%가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답하며 국민의힘 지지층(60%)보다 특검 도입 찬성 의견이 많았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모처럼 야권 연대 전선을 구축해 민주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이를 무시한 채 내란청산을 외치며 2차 종합특검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강한 역풍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자체 분석한 결과 통일교 특검을 도입했을 때 자당에 미치는 파장보다 야권의 문제가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전향적 입장 변화에 야당은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좋다. 특검을 수용한다니까 만나서 (협의를) 진행하자"고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에게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전향적으로 수용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환영한다"고 했다.

여야의 뜻이 일치하면서 조만간 구체적인 특검 추진을 위한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특검 추천 추제, 수사 대상과 기간 등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 추진을 민생 법안 처리, 2차 종합특검 협조 등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9.8%, 응답률은 10.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