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의 시간은 끝났다"…서울·부산·대전 비행장 폐쇄 후 '도시공간 대개조' 본격화

입력 2025-12-21 15:08:46 수정 2025-12-21 15: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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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건립 이후 90여 년간 도시 팽창…K-2 이전 계기로 '공간 재구조화' 시점 도래
부산 수영비행장 폐쇄 후 센텀시티 조성…대전비행장 폐쇄 둔산은 대전의 중심으로

대구공항에 착륙하는 공군 F-15K 전투기의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공항에 착륙하는 공군 F-15K 전투기의 모습. 매일신문 DB

국토교통부가 '대구경북(TK)신공항' 민간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한 가운데 대구공군기지(K2) 이전을 통해 대구 재도약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과거 서울과 부산, 대전은 군사시설의 폐쇄 이후 각 도시의 공간 재구조화와 핵심 거점 조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이 통합 이전하는 TK신공항 건설 사업의 핵심은 K2 이전이다. 건설 당시에는 대구 외곽이었으나 지난 90여 년간 인구 증가와 도시 팽창, 교통 발달 등으로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게 됐고, 이는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공군 주력 전투기인 'F-15K'가 배치된 핵심 기지이지만, 도심 내 입지라는 한계로 인해 작전 수행과 훈련, 기지 운영 전반에 큰 제약까지 안게 됐다. 대구 동·북구 지역 주민들은 K2로 인한 소음과 개발제한 등 피해를 참다못해 지난 2007년 'K2 이전 주민비상대책위원회' 발족을 시작으로 20여 년간 군 공항 이전을 숙원 사업으로 촉구하고 있다.

K2와 같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군사시설의 폐쇄는 도시 공간 구조의 결정적 재편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다.

서울 여의도비행장은 일제강점기부터 민·군 공항으로 사용됐으나, 1958년 민간공항 기능이 김포국제공항으로 이전된 뒤 공군기지로 이용되다 1971년 폐쇄됐다. 이후 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과 금융기관, 공원 등이 들어서며 서울의 공간 재구조화 계기가 됐다.

부산시 해운대구에 있던 수영비행장도 일제강점기에 군사시설로 설치됐으나, 1976년 김해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철수되기 시작했고 1996년 수영비행장은 완전히 폐쇄됐다. 이 수영비행장 부지에 개발된 것이 지금의 부산 센텀시티다. 센텀시티는 벡스코(BEXCO), 신세계백화점, 영화의 전당, 미디어·첨단산업 등이 결합된 새로운 성장 축으로 탈바꿈했다.

대전비행장 역시 1980년대 둔산 신도시 개발과 함께 폐쇄됐다. 이후 대전비행장 부지 일대에는 시청과 법원, 정부청사 등이 들어서며 둔산은 대전의 중심이 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K2 부지는 대구 도심에 남은 대규모 주요 가용지로, 군 공항 이전으로 확보된 부지는 단순 개발을 넘어 대구의 행정·산업·상업 기능을 집약하는 도시 재도약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면서 "군사시설 이전은 군 공항 주무부처인 국방부,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대구공군기지(K2)=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군사적 목적으로 대구 동구 동촌동 일대에 동촌비행장을 건설했던 것이 그 시작이다. 제11전투비행단을 포함해 공군 군수사령부, 공중전투사령부, 미 공군이 주둔하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공군기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