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4년제 정시특집] 의대 정원 복귀·학생부 반영 증가…'불수능' 변수 속 정시 전략은?

입력 2025-12-16 06:3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올해 정시 6만9천331명 선발…인원·비율 모두 감소
의대 정원 원상 복귀·지역인재 60% 선발 기조 유지
주요 大 대부분 자연계열 수학·탐구 지정 과목 폐지

지난 9일 대구 송원학원에서 열린
지난 9일 대구 송원학원에서 열린 '2026학년도 정시모집 최종 지원전략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경 기자

지난달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가 발표됐다. 국어·영어 영역을 포함해 수능이 전년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이른바 '불(火)수능'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충족, 수시 대거 탈락, 정시 이월 인원 증가 등 많은 변수가 맞물리며 정시에서 어느 해보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올해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이번 달 29일부터 시작된다. 합격자 발표는 2월 2일까지, 합격자 등록은 같은 달 3일부터 5일까지 이뤄진다. 이후 미등록 충원 등록, 추가모집 및 합격자 발표, 등록까지 마감되면 길었던 입시 여정이 끝이 난다. 수험생들이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꼼꼼히 수립해 원하는 학과에 입학할 수 있도록 '2026학년도 정시모집 특징'을 살펴봤다.

◆학과 모집인원·모집군 변동사항 파악

정시 지원전략 수립의 시작은 모집인원 확인이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모집인원이 적은 학과는 합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담에 지원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소수 모집 학과들은 예상보다 합격선이 높아지거나 충원이 잘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집인원이 많은 학과는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안정적이며 충원도 활발히 일어나는 편이다.

이처럼 지원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 모집인원인 만큼 반드시 관심 대학·모집단위의 전년 대비 올해 인원 변동사항을 확인해 이러한 변화가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 봐야 한다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전년 대비 4천245명 증가한 34만5천179명을 선발한다. 간호대를 비롯한 보건의료계열·첨단분야·비수도권 만학도전형 등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체 모집인원도 증가했다. 수시모집 비중은 79.9%(27만5천848명)로 최근 5년간의 수시모집 선발비율 중 가장 높다. 반면 정시모집은 20.1%(6만9천331명)로 모집인원 및 선발비율 모두 소폭 감소했다.

정시모집은 권역별 차이가 큰 편으로, 올해도 전체 정시 모집인원의 66.8%를 수도권 대학에서 선발한다. 세부적으로는 수도권 대학이 전년 대비 45명 증가한 4만6천325명을, 대구경북권 대학이 203명 감소한 3천473명(5.0%)을 선발한다.

수도권 대학의 범위를 서울 소재 주요 대학으로 한정할 경우 정시모집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2023학년도를 기점으로 현재 대부분의 서울권 대학이 정시모집 선발비율을 각각 40% 이상으로 확대했다. 전국 단위로는 20.1%, 대구경북권은 9.7%에 불과한 정시 비율이 서울권 주요 대학에서는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해진다.

정시에서는 가·나·다 군별로 1회씩 총 3회 지원할 수 있다. 합격 후에는 한 곳만 최종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모집군 탐색 및 주력군 설정이 중요하다. 특히 대학별 인기 학과의 모집군이 달라지면 그해 수험생의 군별 지원 패턴도 달라지므로 올해의 모집군 변경사항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6학년도에도 주요 대학 중심으로 다군 선발을 확대한다. 서강대·이화여대·서울시립대 등은 다군 모집단위가 더 추가됐으며, 성균관대·동국대는 신설 학과를 모두 다군에 배치했다. 다만 전년도 다군 최상위 학과인 고려대 학부대학은 올해 가군으로 이동한다. 전반적으로 상위권이 지원을 고려할 만한 다군 선택지가 늘었지만, 여전히 가·나군에 비하면 규모가 크지 않고 모집단위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올해도 상위권 다군은 높은 경쟁률 및 충원율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서울시립대·건국대 등이 일부 모집단위의 모집군을 변경했다. 성균관대는 모집군에 따라 정시 활용지표, 탐구 반영과목 수 등이 다르기 때문에 모집군 변동사항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원상 복귀·지역인재 확대

2026학년도에는 의대 정원이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수준으로 원상 복귀되어 전체 39개 대학에서 총 3천16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은 2천025명(67.1%), 정시모집은 991명(32.9%)에 해당한다. 지방권 소재 의대는 정원 원상 복귀와 관계없이 지역인재 60% 선발 기조를 유지하고 이를 대체로 수시에서 선발한다. 이에 따라 올해 의대 모집인원은 증원 전 기준인 2024학년도 대비 수시는 153명 증가, 정시는 153명 감소했다. 즉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적은 인원을 정시로 선발하는 셈이다.

권역별 정시모집 인원을 살펴보면 수도권 12개 의대에서 410명, 비수도권 27개 의대에서 581명(일반 337명·지역인재 244명)을 선발한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역인재전형이다. 2026학년도 정시 지역인재는 19개교에서 244명을 선발하는데, 2025학년도(17개교 364명)과 비교하면 규모는 줄었으나 실시 대학은 증가했다. 증원 전인 2024학년도(14개교 225명)와 비교하면 지역인재 실시 대학과 모집인원 모두 증가한 양상을 보인다. 이로 인해 의대 정시 일반전형 규모는 2024학년도(919명) 대비 172명 줄었다.

전년도에는 의대 증원으로 인해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 상위권이 전략적이고 과감한 지원을 노려볼 만했다면, 올해는 2024학년도보다도 줄어든 규모로 인해 전체 합격선 상승이 불가피해져 상위권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의대 정원 변동은 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 등 의약학계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므로 마지막까지 최상위권 지원 흐름을 살펴 분석적으로 접근해 지원해야 한다.

◆정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대학 증가

2026학년도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정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전년도까지는 서울대·고려대(교과우수)·부산대(의예) 정도만이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했다면 올해는 연세대·한양대·성균관대(사범대학)·부산대(치의예)가 이 흐름에 합류한다.

정시 학생부 활용은 크게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로 구분할 수 있다. 서울대·성균관대·한양대·부산대는 정성평가를 반영한다. 이들은 대체로 학생부의 교과, 비교과를 두루 활용해 교과이수현황, 성취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정시에서 학생부 교과성적을 정량평가한다. 특히 연세대는 교과 외에도 출결 점수를 반영해 미인정 결석이 있을 경우 기준에 따라 최대 1점까지 감점한다.

정시에서 학생부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교과, 비교과의 영향력이 큰 편은 아니다. 특히 교과 정량평가 대학의 경우 연세대와 고려대 모두 등급별 점수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교과 성적이 지원층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상 수능에서 1~2문제를 더 맞히는 것으로 보완 가능하다. 즉 어떤 경우든 정시에선 높은 수능 점수를 확보하는 것이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 다만 학생부 정성평가 대학 지원 시엔 지원 전공·계열과 학생부 교과이수현황 간의 연계성 등을 한 번쯤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 의약학계열을 비롯한 최상위 모집단위에서는 수능 점수만큼이나 교과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지원이 필요하다.

◆ 수학·탐구 필수과목 폐지 대학 증가

2025학년도를 기점으로 주요 대학 대부분이 자연계열의 수능 수학·탐구 지정 과목을 폐지, 수험생들은 선택과목에 관계없이 전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고려대와 홍익대가 이에 합류한다. 고려대는 전년도까지 자연계열 지원 시 과탐 두 과목 응시가 필수였으나 올해부터 이 역시 폐지하며, 홍익대는 수학과 탐구 모두 제한이 없다. 숙명여대는 전년도까지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 시 탐구에서 과탐 한 과목 이상을 반드시 응시해야 했으나 올해는 이러한 제한도 두지 않는다.

이로써 주요 대학 중에선 사실상 서울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수능 선택과목에 관계없이 전 모집단위 지원이 가능해졌다. 다만 가천대(클라우드공학) 및 일부 의약학계열은 여전히 미적분·기하 또는 과탐 두 과목 응시가 필수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선택과목 지정이 없는 대학도 대부분은 자연계열에 미적분·기하 또는 과탐 가산점을 부여하므로 이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해야 한다.

경북대는 자연계열(모바일공 제외)의 경우 과탐 응시자에게 5%, 경일대는 전 모집단위에서 과탐 응시자에게 5% 가산점을 준다. 계명대 자연공학계열, 자율전공학부는 과탐 응시자에게 5%, 대구대 자연과학·공학은 과탐 응시자에게 5% 가산점을 부여한다. 금오공대 공학 및 자율전공학부는 수학 미적분·기하 응시자에게 15%, 영남대 자연계열은(일부학과 제외) 미적분·기하 응시자에게 5%,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5%를 가산해 준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수능 성적이 발표된 지금이 바로 진정한 입시의 시작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본인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나만의 입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이 더 유리한지, 상대적으로 우수한 과목은 무엇인지, 목표 대학 탐구 반영 방법 중 어떤 방법이 유리한지 등 여러 각도에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