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바이오株, 삼성액티브ETF로 통한다"…30대 펀드매니저의 뚝심[매일인(人)사이트]

입력 2025-12-10 10:18:06 수정 2025-12-10 11: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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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주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 동종 상품 중 독보적 수익률
풍문보다는 펀더멘털에 집중 … 글로벌 트렌드가 투자 나침반

제약·바이오 섹터는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이 가장 큰 투자 영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하루에도 10% 이상 오르내리는 종목들이 부지기수고, 임상 결과 하나에 시가총액이 수천억원씩 증발하거나 폭등하기 일쑤다. 이런 고위험 섹터에 개인 투자자가 직접 뛰어들기는 부담스럽다. 연말 연초 바이오 섹터가 차기 주도주로 거론되는 가운데 바이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는 이유다. 알아서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을 조절해주니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바이오 섹터의 성장성을 누릴 수 있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는 동종 상품 중에서도 돋보이는 수익률로 최근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의 연간 수익률은 지난 8일 기준 70.79%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인 'TIGER 헬스케어'(28.12%),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41.15%)와 대비해 월등한 수익률은 물론이고, 액티브 ETF인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63.81%)와 비교해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1개월 수익률 역시 19.04%로,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14.33%)보다 5% 앞선다.

액티브펀드는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이 수익률을 크게 좌우한다. 변동성 높은 제약·바이오 종목을 편입한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를 운용하는 인물은 30대 '젊은 피' 심주현 매니저(사진)다.

심 매니저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펀드매니저로는 국내 대표 가치투자 하우스인 신영자산운용에서 업력을 시작했다. 지난 2021년 5월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에 합류한 그는 2023년 8월 선보인 독자 브랜드 'KoAct'의 첫 상품인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를 성공적으로 연착륙시켰다.

사실 바이오 ETF 전에 아픈 기억이 하나 있다. 2021년 출시한 메타버스 ETF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바꾸면서 메타버스가 대세로 자리잡던 시기다. 증시를 뜨겁게 달군 메타버스 테마에 발맞춘 해당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50% 급등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메타버스 테마 열기가 식으면서 ETF 가격은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개별 종목 대비 무겁게 움직이는 ETF 수익률이 하루에 10%씩 빠지기도 했다. 미래를 상상하며 개인계좌에 투자한 심 매니저 역시 소위 물려 있다.

뼈아픈 이 경험은 바이오 섹터를 운용하는 데 있어 예상 밖의 자산이 됐다. 매일신문이 심 매니저와 만난 지난 5일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대표 바이오기업인 알테오젠이 12% 넘게 급락하며 바이오 섹터 전체가 동반 하락한 날이었다. 해당 종목을 비중 높게 들고 있는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도 5% 가까이 빠졌지만 그는 담담했다.

"메타버스가 하락세를 맞았을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루에 10%씩 빠지는 걸 경험하면서 많은 걸 배웠죠.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것, 변동성을 받아들이는 자세 같은 것들요. 메타버스 때 멘탈이 많이 단련됐어요. 바이오도 변동성이 크지만 이 정도는 견딜 만합니다. 오히려 그런 날은 비중을 늘리는 기회가 됩니다."

◆"풍문보다는 펀더멘털" … 꿈을 좇는 '뚝심 투자'

코액트 바이오 ETF가 동종 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비결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투명한 소통을 이어가는 종목에 대한 확신이었다. 해당 ETF에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올릭스를 비롯해 현재 30개 종목이 담겼다. 그중 포트폴리오 1위 종목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고 18~19% 비중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16% 수준으로 조정됐다. 규정상 5% 이상 종목들의 합이 50%를 넘을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베팅이다.

올해 1월부터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상훈 대표가 직접 분기마다 유튜브로 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풍문보단 누구나 볼 수 있는 이 투명한 소통 방식에 주목했다. 간담회에서 공개한 내용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결과로 확인되는 것을 보면서 신뢰가 쌓였다. 주가가 폭락한 담도암 임상 데이터 악재에도 오히려 추가 매수했다. 전체 파이프라인을 고려할 때 이는 일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진짜 고비는 불과 11월이었다. 당시 '에이비엘바이오의 추가 빅딜이 내년으로 밀렸다'는 소문이 시장에 파다했다. 풍문이었지만 상품 내 비중이 워낙 높았기에 심 매니저 역시 고민한 건 마찬가지였다. 다음날 오전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오전께 갑자기 에이비엘바이오가 상한가를 쳤다. 빅파마 일라이릴리와의 4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이 공개되면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높은 비중 덕분에 무거운 ETF가 하루 만에 15% 치솟았다. 상한가로 치솟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프라이빗뱅커(PB)들 사이에선 해당 종목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성과 부진에 대한 내부 해명 문서를 작성하던 심 매니저는 그대로 타이핑을 멈췄다.

소문이 난무하는 제약·바이오 섹터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로서의 철학은 더욱 명확해졌다. 좋은 회사를 들고 있으면 다시 오른다는 것. 풍문 속에 요동치는 수급에 신경 쓰기보단 좋은 종목을 모아간다. 실제로 그의 연간 회전율은 200%로, 회전율이 높은 하우스에선 500%, 1000%까지 올라가는 바이오펀드로서는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바이오 투자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그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난치병 치료라는 인류의 꿈에 투자하는 겁니다. 메타버스에서 배운 교훈이 있어요. 변동성을 받아들이되 좋은 회사를 찾아 꾸준히 들고 가는 것, 풍문이 아닌 펀더멘털을 보는 것. 그게 바이오 투자의 핵심입니다."

◆비만·이중항체·BBB셔틀… 글로벌 트렌드가 투자 나침반

심 매니저가 바이오 종목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글로벌 트렌드다. "글로벌 바이오 트렌드를 정리하면 한국에서 살 종목이 보인다"는 선배의 조언을 그는 늘 되새긴다. 매일 증권사 리포트를 읽고, 기업 IR과 간담회를 챙기며, 글로벌 빅파마들의 실적 발표도 분석한다.

현재 그가 주목하는 트렌드는 네 가지다. 비만 치료제, 차세대 면역항암제(이중항체 ADC), 뇌질환 치료제(BBB 셔틀), RNA 치료제다.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글로벌 빅딜이 기대되는 중국 바이오도 눈여겨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섹터의 연말연초 전망은 긍정적이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연말부터 내년 1월 JP모건 컨퍼런스까지 기술이전 발표가 많다는 점에서 섹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심 매니저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비중 조절을 당부했다. 바이오 종목들의 변동성이 상당한 만큼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을 조언한다. 바이오 섹터에서 액티브펀드의 매력이 부각되는 것도 이같은 특성과 무관치 않다.

"바이오는 변동성이 정말 큽니다. ETF도 하루 4~5%씩 움직이는데, 개별 종목은 10%씩 오르락내리락해요. 펀드매니저들조차도 그 변동성을 버텨내는 것이에요. 전 재산을 바이오에 투자하면 그 움직임에 너무 크게 영향받습니다.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서, 장기적인 호흡으로 접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