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강민호, 삼성도 같이 간다며 협상 중
손아섭과 황재균, 원 소속팀서 입지 애매
비슷한 듯한데 다르다. 프로야구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에 나선 베테랑 강민호, 손아섭, 황재균이 안착할 곳을 찾고 있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이라는 것도 닮은꼴. 다만 강민호와 달리 손아섭과 황재균은 갈 곳이 애매하다는 말이 나온다.
FA 시장이 소강 상태다. 시장 개장 후 유격수 박찬호(4년 최대 80억원)가 두산 베어스, 왼손 강타자 강백호(4년 최대 100억원)가 한화 이글스와 손을 잡으며 열기가 뜨거워졌다. 하지만 최근 삼성 라이온즈가 최형우(2년 최대 26억원)를 복귀시킨 이후 다소 주춤한 분위기다.
아직 시장에 남은 거물은 여럿. 이 중에서도 선수 생활이 황혼기에 접어든 베테랑 셋이 눈길을 끈다. 불혹에 접어든 강민호, 37살인 손아섭, 38살 황재균 등이 그들. 롯데 자이언츠에서 함께 뛴 적이 있다. 셋 다 FA 시장에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점도 닮았다.
강민호는 이번에 네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앞선 세 차례 FA 계약에서 191억원을 벌어들였다. 2014년 롯데와 75억원에 계약했고, 2018년엔 80억원에 삼성의 손을 잡았다. 2022년 다시 삼성과 36억원에 재계약했다. 수준급 포수란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손아섭은 리그를 대표하는 '안타왕'. 두 차례 FA를 통해 162억원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도중 NC 다이노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황재균은 장타력을 갖춘 내야 자원. 두 차례 FA 계약을 맺어 148억원을 받았다. KT에서 다시 FA가 됐다.
강민호를 다시 잡느냐는 삼성 팬들의 주요 관심사. 좀처럼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삼성도 최형우 다음이 강민호 차례라고 했는데 아직 공식 발표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수비력이 떨어졌다. 그래도 내년 우승에 도전하려면 그가 필요하다는 게 구단 생각이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강민호는 잡겠다는 게 아니고 그냥 우리 선수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진전된 소식이 없다. 여태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협상이 진행되는 모양새. 이 단장도 "말이 안 나게 일하다 보니 팬들이 '닌자 종열'이라 부른다고 한다"며 웃었다.
삼성은 앞서 경험 많은 포수 둘을 잡았다.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 출신 장승현을 데려온 데 이어 트레이드로 NC 다이노스의 박세혁을 영입했다. 강민호를 안 잡을 것이란 추측이 돈 이유. 하지만 이들은 강민호의 뒤를 받칠 예비 자원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반면 손아섭과 황재균의 처지는 좀 다르다. 강민호 경우 원 소속팀인 삼성이 그를 눌러 앉히려는 의사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한화와 KT의 입장은 삼성만큼 명확하지 않다. 둘 다 이름값이 있긴 해도 나이가 적지 않고 기량도 예전보다는 떨어졌다.
손아섭은 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2천618개)의 주인공. 다만 최근 2년 연속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외야 수비도 불안하다. 게다가 한화는 이미 강백호를 잡았다. 강백호는 외야 수비가 좋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쓰는 게 낫다는 평가다. 손아섭과 겹친다.
황재균은 주전 3루수 자리를 허경민에게 내줬다. 1루수로 가야 할 상황인데 이 자리는 외국인 타자의 몫일 수도 있다. 외국인 타자가 붙박이로 들어간다면 황재균은 백업 신세가 된다. 큰 돈을 들여 그를 다시 잡기엔 애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