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였던 '방림'에 2만 인파 북적…잿빛 공단, '문화·호텔' 입고 부활

입력 2025-12-07 14:33:24 수정 2025-12-07 16:33:17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30년 흉물 방림 부지, '구미산단 페스티벌'로 힙(Hip)한 반전
제1호 '문화선도산단' 선정… 복합문화공간·공원화 추진
메리어트 호텔·공단동 도시재생 등 정주 여건 '개선'

지난 10월 열린 구미산단페스티벌에서 30년 가까이 방치됐던 방림 구미공장 건물이 미디어파사드로 꾸며져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구미시 제공
지난 10월 열린 구미산단페스티벌에서 30년 가까이 방치됐던 방림 구미공장 건물이 미디어파사드로 꾸며져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구미시 제공
구미산단페스티벌에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이 축제 관계자들과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구미산단페스티벌에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이 축제 관계자들과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지난 10월 8, 9일 '2025 GIF : 구미산단 페스티벌'이 열린 옛 방림(방림방적) 공장 부지. 1990년대 공장 가동이 멈춘 후 30년 가까이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잡초만 무성해 '폐허'로 방치됐던 이곳이 이날만큼은 구미에서 가장 뜨거운 현장이 됐다.

어둠이 내려앉자 낡은 공장 옹벽 위로 화려한 미디어아트 조명이 쏟아졌고, 텅 빈 공장 터는 강렬한 비트의 음악과 2만여명의 청년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 찼다.

안전모를 쓴 마네킹과 폐자재를 활용한 독특한 인테리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멈춰 섰던 '죽은 공간'이 문화라는 숨결을 불어넣자 구미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부활한 것이다.

정부가 구미 산단을 전국 제1호 '문화선도산단(사업비 2천705억원)'으로 선정한 이유가 바로 이 현장에 있었다. 방림 부지의 극적인 변신은 구미 산단이 추구하는 미래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구미시는 방림 부지를 단순한 산업 용지가 아닌, 청년 근로자와 시민이 어우러지는 랜드마크로 대개조한다.

이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해 이곳에 도서관, 공연장, 전시장을 갖춘 거대한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야외에는 청년들이 퇴근 후 풋살과 버스킹을 즐길 수 있는 광장이 조성된다. "일만 하고 떠나는 삭막한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저녁과 주말에도 사람이 머무는 '활기찬 도시'로 진화하는 신호탄이다.

문화뿐만이 아니다. 산단의 품격을 높일 정주 여건의 '하드웨어 혁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계열의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호텔(약 1천억원)'의 건립 확정이다. 구미 1산단 내에 들어설 예정인 이 호텔은 비즈니스차 구미를 찾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수준 높은 숙박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민들의 호캉스 수요까지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마땅한 고급 호텔이 없어 바이어들을 인근 대구나 경주로 보내야 했던 기업들의 고충이 해소될 전망이다.

여기에 구미 산단 내에서 가장 노후화된 지역으로 꼽히던 공단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공단동 도시재생혁신지구(사업비 약 2천억원)'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낡은 공장 지대를 정비해 산업·문화·주거가 집적된 융복합 공간을 만들고, 청년 근로자들을 위한 쾌적한 오피스텔 등 주거 시설도 대폭 확충된다. 낡은 공장은 헐리고, 그 자리에 청년들이 살고 싶은 집과 문화 공간이 들어서는 것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페스티벌을 통해 확인한 방림 부지의 폭발적인 잠재력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문화선도산단 프로젝트와 메리어트 호텔, 도시재생 사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면 구미 1산단은 '회색 공단' 이미지를 벗고 청년들이 살고 싶어 하는 '꿀잼 도시', '워라밸 도시'로 완벽하게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열린 구미산단페스티벌에서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구미시 제공
지난 10월 열린 구미산단페스티벌에서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구미시 제공
지난 10월에 열랜 구미산단페스티벌 현장 모습. 구미시 제공
지난 10월에 열랜 구미산단페스티벌 현장 모습. 구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