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멕시코에서만 조별리그 3경기
남은 상대 1곳은 내년 3월 결정 예정
고산지대, 더운 날씨 등이 변수일 전망
최악은 피했으나 마냥 반갑지는 않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대진이 정해졌다. 은근히 까다로운 팀과 묶인 데다 현지 환경도 녹록지 않아 쉽지만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한국은 6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을 통해 멕시코, 남아공, 유럽 PO 패스D 승자와 A조에 편성됐다. 체코-아일랜드 경기 승자가 덴마크-북마케도니아 경기 승자와 내년 3월 31일 맞붙어 유럽 PO 패스D 주인공이 가려진다.
이번 월드컵은 내년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16개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모두 48개국이 참가, 4개국씩 12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어 각 조 1, 2위와 3위 중 상위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나선다.
한국의 경기 장소도 정해졌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내년 6월 12일 오전 11시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유럽 PO 패스D 승자와 1차전을 치른다. 19일 오전 10시 같은 곳에서 홈팀 멕시코를 상대한 뒤 25일 오전 10시 몬테레이의 BBVA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3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원정 대회 최고 성적은 8강. 일단 '죽음의 조'는 피했다는 평가다. 스페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포트1의 우승 후보들은 모두 피했다. 남아공도 포트3에서 FIFA 랭킹이 61위로 가장 낮다.
그래도 만만히 볼 일은 아니다. 멕시코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한국은 198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에서 1대3, 2018년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1대2로 패한 바 있다. 많이 뛰는 데다 투지 넘치는 축구를 구사한다. 한 번 흐름을 타면 정신 없이 몰아치는 팀이다.
남아공은 한국과 마주친 적이 없다. 하지만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 나이지라아를 제치고 본선에 진출했기에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덴마크는 라스무스 호일룬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이 버틴 북유럽의 강호. 아일랜드는 전통적으로 끈끈한 조직력과 투지가 돋보인다.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호재.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 간 거리는 서울과 부산 왕복 거리(약 800㎞)보다 짧다. 장거리 이동 탓에 피로감이 쌓일 일은 없는 셈. 하지만 멕시코 자체 환경이 한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달라하라는 해발고도 약 1천550m인 고산지대. 산소 농도가 평지보다 희박, 평소보다 훨씬 빨리 체력이 소모된다. 고산병이 올 수도 있다. 몬테레이는 고온다습한 기후가 특징인 곳. 월드컵이 열릴 시기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팬들의 열광적 응원은 그 다음 문제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 홍 감독은 조 추첨 후 "우리에겐 좋다. 하지만 어느 팀 하나 쉽게 생각할 순 없다"며 "현지 환경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 고지대에 적응하려면 아무래도 최소 열흘, 길게는 2주 이상 걸린다. 멕시코 월드컵이 돼버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