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사진 인생 담은 공간…'강위원갤러리' 개관

입력 2025-12-05 12:23:53 수정 2025-12-05 12: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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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논공읍 위천리…132㎡ 규모
6일 개관전 '길 위에서' 개막…초기작 36점 선보여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강위원갤러리가 6일 개관한다. 강위원갤러리 제공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강위원갤러리가 6일 개관한다. 강위원갤러리 제공
강위원, 1974, 유천.
강위원, 1974, 유천.
강위원, 1986, 청송군 현서면
강위원, 1986, 청송군 현서면

"크게 보면 강위원사진미술관이고, 작게 보면 강위원 사랑방인 셈이죠. 제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과 후학들이 모여 함께 얘기를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지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강위원이 6일 '강위원갤러리'를 개관한다.

논공읍 위천리에 자리한 갤러리는 132㎡ 규모에 전시장과 작품·자료 보관공간 등을 갖췄다. 이곳은 58년 간 이어온 그의 사진 작업뿐 아니라 출판물과 아카이브 등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전시를 열어 작품들을 꺼내보일 계획이다.

첫 전시는 '길 위에서'. 그는 지난 3년 간 초기 작품을 정리하며 암실에서 젤라틴 실버 프린트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으며, 그 중 36점의 흑백사진을 엄선해 개관특별전에 선보인다.

작가는 사진을 시작한 이래 항상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며, 다양한 대상을 관찰하며 기록하려고 노력해 왔다. 기와집 사진의 정수가 담긴 전통 한옥의 집성촌인 한개마을과 양동마을, 말과 마부들의 모습을 기록한 팔달교의 모래 채취장 등 다양한 풍경을 담았다.

특히 선정한 작품 중 다수는 작가가 살아왔던 지역에서 촬영된 것이다. 경북공고 교사 시절 만난 제자들의 일상을 비롯해 출퇴근길에 있던 서문시장의 풍경, 동호인들과 다닌 화원유원지 등을 틈틈이 찍었다.

그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삶의 가까이에서 마주했던 장면들"이라며 "그 때는 사실 환경이 넉넉지 않고 뭘 모르고 다니며 찍었던 것 같은데, 돌아보니 그곳의 기록을 남겨둔 건 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작가는 이 초기 작업의 과정들이 사진 인생의 태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줬기에, 더욱 의미 있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사진을 찍을 때 지역의 역사는 물론 인문사회학적 공부를 반드시 하고 갔습니다. 그러한 과정들이 좋은 사진을 이끌어냈던 경험이 축적되며, 이후 조선족 마을이나 베트남 촬영 등을 갔을 때도 꼭 그 지역에 대해 공부를 했어요. '아는 만큼 사진의 깊이가 깊어진다'는 깨달음은 사람에게도 적용되더군요. 휴머니즘을 탐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강지호 큐레이터는 "사진가에게 길은 단순한 이동의 공간이 아니라, 삶이 스며드는 자리이자 시간의 흔적이 축적되는 풍경"이라며 "이번 전시는 작가가 걸어온 연대기 중 초반부의 작업을 뒤돌아보며 그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소환하고, 동시에 현재의 발걸음이 이 길의 어디쯤에 서 있는가 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한편 갤러리는 앞으로 연 2회 기획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장은 매주 토·일요일 개방하며, 평일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이번 개관특별전은 내년 5월 28일까지 이어진다. 010-27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