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이끈 파멸의 서사…대구시립극단 '맥베스' 4일간 공연

입력 2025-12-04 16: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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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 비극, 원작 압축해 밀도있게 구성
대극장 후면 끝까지 활용해 공간감 극대화…내면 연출
성석배 예술감독 연출, 시립극단 전 단원·객원배우 출연
"시대 넘어 되풀이되는 욕망 인한 파멸, 본질에 초점"

대구시립극단 연극
대구시립극단 연극 '맥베스' 포스터.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극단이 제60회 정기공연으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연극 '맥베스'를 17일(수)부터 20일(토)까지 4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올린다.

'맥베스'는 욕망과 죄의식이 어떻게 인간을 무너뜨리는지 극대화한 작품으로, 셰익스피어 비극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서사로 꼽힌다. 공연은 원작의 방대한 구조를 압축해 약 100분의 러닝타임 안에 대사와 장면을 정제해 밀도있게 구성했다.

극은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가 전장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가는 길, 세 마녀로부터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 예언은 그의 마음속 깊이 잠재돼 있던 욕망의 불씨를 일으키고, 아내 맥베스 부인의 부추김에 따라 충성의 가면 뒤에서 왕을 암살하고 왕관을 쓰게 된다. 그러나 불안과 죄책감, 환영에 시달리며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멸로 향하게 된다.

대구시립극단 연극
대구시립극단 연극 '맥베스' 홍보 사진

공연은 왕좌를 탐한 한 개인의 욕망을 넘어, 인간 본질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시대를 넘어서도 되풀이되는 인간의 욕망과 광기, 그로 인한 파멸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끝내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내면의 진실까지 무대 위에 펼친다.

무대 연출은 대극장의 공간감을 적극 활용한다. 팔공홀의 가장 깊은 후면까지 확장된 무대로 원근 대비를 통한 시각적 효과를 살렸다. 조명, 영상, 특수효과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확장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현실과 환영,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무대에서 이러한 특수효과가 배우들의 움직임과 맞물리며 내면의 균열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성석배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대구시립극단 전 단원과 객원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맥베스 역에는 김동찬, 맥베스 부인 역에 김효숙, 던컨 역에 천정락, 벤쿠오 역에 강석호가 출연하며, 세 마녀 역은 백은숙·김경선·박다인이 맡는 등 총 27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성석배 예술감독은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삶의 방향을 어떻게 뒤틀고 흔드는지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고전 비극의 압도적인 힘을 온전히 체감하길 바란다"고 했다.

공연은 수~금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에 열린다. R석 1만5천원. S석 1만2천원. 중학생 이상 관람가. 문의 053-430-7396

대구시립극단 연극
대구시립극단 연극 '맥베스' 홍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