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FA 최형우 접촉해 복귀 길 터
최형우 가세로 삼성 화력 더 강해져
빨간 유니폼을 벗고 다시 푸른 유니폼을 입는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방망이로 프로야구 무대를 주름잡아온 최형우(42)가 다시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다.
최형우가 곧 대구에 입성한다. 삼성과 최형우의 자유계약 선수(FA) 계약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최형우는 삼성의 주축 타자로 활약하다 2016시즌 후 FA 계약을 통해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바 있다. 이젠 세 번째 FA 계약을 통해 9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다.
최형우는 2002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부름을 받았다. 입단 당시 수비 위치는 포수. 하지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05시즌 후 방출됐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야구단에서 복무하던 중 타격에 눈을 떴다. 삼성은 다시 최형우를 찾았다.
당시 삼성은 중심 타선이 강하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겨준 김응용 사장의 고민거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최형우가 눈에 들어왔다. 김 사장은 최형우가 당연히 삼성 선수라 여겼다. 화들짝 놀란 삼성 관계자들은 일단 맞다고 둘러댄 뒤 서둘러 최형우를 다시 붙잡았다는 후문이 있다.
최형우는 삼성 타선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2011~2014시즌 4년 연속 통합 우승(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2016시즌 대폭발했다.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을 기록했다. 그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다.
출발은 다소 늦었다. 그 대신 뛰어난 기량을 오래 유지 중이다. KIA에서도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7년과 2024년 KIA가 통합 우승을 일궈내는 데 힘을 보탰다. 노쇠화란 말과도 거리가 멀다. 올 시즌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하며 KIA 타선을 지탱했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KIA도 최형우가 필요했다. 나성범은 부상이 잦고, 김도영은 올 시즌 연거푸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주저앉았다. 내년 시즌 초반부터 중심 타선이 제대로 돌아갈지 확신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늘푸른 소나무'가 더 절실했다.
하지만 KIA가 최형우에게 지갑을 활짝 열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베테랑 투수 양현종, 불펜 필승조 조상우도 FA. 변함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곤 해도 최형우의 나이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8위에 머무른 탓에 큰돈을 쓰기엔 부담스럽기도 했다.
KIA로선 고민이 깊어질 만한 상황. 그 사이 삼성이 치고 들어갔다. FA 시장이 열린 뒤 바로 최형우와 접촉했다. KIA에 15억원을 보상금으로 건네야 하지만 C등급이어서 보상 선수를 내줄 필요가 없었다. 마침 박병호가 은퇴하면서 지명타자 자리도 비었다.
삼성엔 왼손 타자가 많다. 김성윤, 김지찬, 구자욱, 르윈 디아즈, 김영웅, 류지혁 등 주축 타자 중 6명이 왼쪽 타석에 선다. 여기다 최형우까지 왼손으로 타격한다. 그래도 상관 없다. 잘 치면 그만이다. 최형우 정도 수준이면 어느 손으로 치든 가릴 게 없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2014년. 당시 4번 타자가 최형우였다. 선수 생활 황혼기였던 이승엽(전 두산 베어스 감독)은 6번 타자. 이젠 최형우가 이승엽 역할을 맡아 정상 도전에 나선다. 팀 홈런 1위(161개)에 빛나는 삼성 타선이 더 막강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