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이영욱] 성주참외산업에 대한 소고(小考)

입력 2025-12-01 17:50:59 수정 2025-12-01 18: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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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 사회2부 기자
이영욱 사회2부 기자

성주참외산업은 2018년을 기점으로 큰 변화가 시작됐다. 대대적인 투자, 행정기관의 의지와 조직적 추진력, 농가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산업 전체가 재설계됐다. 그 결과 성주참외는 더 이상 지역의 특산물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산업이자 전국 농정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

수치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 준다. 성주참외의 조수입은 처음 5년 동안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2023년 6천14억원, 2024년 6천200억원, 2025년 6천52억원으로 안정적인 6천억원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단일 품목으로 지방 농업이 이 정도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전례는 흔치 않다. 이는 행정이 방향성을 제시하고, 농가가 이를 실행하며, 지역 농업 인프라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 결과다.

성주군의 전략은 생산 기반 혁신에서 출발했다. 하우스 시설 현대화, 장기성 필름 지원, 자동 개폐기 보급, 관수·관비 시스템 개선 등은 생산 안정성을 높였고, 기후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도 고품질 참외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은 생산량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현실적 대책이었으며, 이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유통 구조 개선 역시 큰 변곡점이었다. 산지 선별·저장 시설 개선, 스마트 유통망 구축, 직거래·택배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성주참외는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판로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지역 농협과 생산자 단체의 조직화는 공동 마케팅과 가격 조절 기능을 강화해 시장 신뢰도를 높였다. 여기에 '참별미소' 브랜드 도입과 전국 소비자를 겨냥한 홍보 전략은 성주참외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성주군의 노력은 해외에서도 결실을 거뒀다. 참외 수출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규모가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였다. 품질 관리와 포장 기술 개선, 물류 효율성 강화가 결합되면서 수출 물량과 금액이 모두 증가했다. 단일 품목 농산물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례는 흔치 않기에 그 의미는 더 크다.

정책의 성과는 제도적 평가에서도 확인된다. 성주참외산업특구는 연속해서 '우수 특구'로 선정됐고 국무총리상까지 받으며 산업 체계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또 시설원예 분야 지자체 사업 평가에서는 전국 1위에 올랐다. 이는 성주군의 정책 추진력이 전국적으로 검증된 셈이다.

물론 과제는 남아 있다. 기후 변화, 농가 고령화와 인력난, 수출 시장의 불확실성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성주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대규모 도입, 스마트팜 확대, 병해충 관리 체계 강화 등 미래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단기적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읽힌다.

성주참외의 성공은 자치단체장의 결단과 행정·농가·지역 조직이 하나의 방향을 향해 움직인 결과다. 그 중심에서 성주군이 보여 준 집행력과 정책의 일관성, 농가와의 신뢰 형성은 지역 농업이 어떻게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모범 사례다.

오늘의 성주참외가 보이는 성과는 수년간 이어진 성주군의 뚝심 있는 정책, 농가의 노력, 지역사회의 협력이 만든 결실이다. 단체장의 의지는 그 변화를 시작하게 했고, 성주군의 체계적 노력은 그 변화를 현실로 만들었다. 성주는 지금 참외라는 한 품목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농업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