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중개업 무너진다"…공인중개사, 5명 중 1명만 '영업 중'
"문을 열어도 워낙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거래가 많이 줄었습니다." 26일 대구 수성구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 소장은 "경기 침체 장기화에 시장이 아예 얼어붙었다"며 "수입이라고 할 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새 정부 들어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급감, 부동산 중개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10만9천979명으로, 11만명 선이 무너졌다. 2020년 8월(10만9천931명)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55만1천879명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사무실을 운영하는 중개사는 5명 중 1명 수준이다.
대구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대구 지역의 공인중개사 자격보유자 2만7천61명 중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4천898명에 불과하다. 5.5명 중 1명이 중개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한해 동안 대구에서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만 216명에 이른다.
협회는 이 같은 상황을 가속화한 배경으로 정부가 올해 시행한 6·27, 10·15 부동산 규제를 지목한다.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된 데다,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규제로 묶이면서 시장을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는 수도권 부동산 경기 위축 여파는 물론, 미분양 등 고질적인 지역 부동산 문제까지 떠안으면서 중개업계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폐·휴업이 신규 개업을 앞지르는 현상도 일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7천634명인데 반해 1만1천76명이 폐·휴업해 2천542명이 순감했다. 특히 대구에서는 274명이 신규 개업, 489명이 폐·휴업해 215명이 감소했다.
이영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구시회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중개업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정책은 가뜩이나 어려운 대구 시장을 더욱 힘겹게 한다"며 "정부가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담은 정책을 마련해 시장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