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김환식 한중엔시에스 회장 "멈추지 않는 실행, ESS 글로벌 강자로"

입력 2025-11-26 14:14:44 수정 2025-11-26 18:37:06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지난 25일 영천 힌중엔시에스 본사에서 김환식 회장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5일 영천 힌중엔시에스 본사에서 김환식 회장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신념으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정우태 기자

산업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예상하기 힘든 방향으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위기를 맞은 기업도 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중엔시에스'는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투자로 변화에 적응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환식 한중엔시에스 회장은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신념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

◆ 차부품 기업의 변신

1995년 설립된 한중엔시에스는 상당 기간 자동차 부품을 주력으로 양산해왔다. 큰 위기는 없었지만 언제든 대체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김 회장은 "2·3차 협력사가 대부분 그렇지만 괜찮은 아이템이 있으면 규모는 금방 커진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경쟁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성은 저하되고 기업 고유의 경쟁력은 강화하기 힘든 구조적인 한계를 체감했다"고 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 김 회장은 2005년 연구소를 신설했다. 이후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수 많은 실패를 겪으면서도 연구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전혀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수소가 첫 시작이었다. 지금은 관련 기술이 진전이 있지만 당시엔 생소한 분야였고 그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기술을 완성했지만 협업을 하던 대기업이 철수하면서 사업화는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양산을 전제로 한 R&D를 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철저한 시장 분석이 선행돼야 하고 때로는 냉정한 판단도 요구된다"면서 "실패는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후 회사는 2차전지 산업의 한 축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고, 업종 전환에 성공하며 이전보다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현재 ESS 냉각과 소화시스템, 모듈 설계 등을 내재화하면서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유망 기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 멈추지 않는 실행력

김 회장은 연구개발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구경북 산업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대구경북에서 대학을 나와도 수도권·대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해 지역 기업들은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 특히 2차전지 산업의 경우 전문 학과가 없거나 프로그램도 미비한 실정"이라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중엔시에스는 자체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데 공을 들였다. 김 회장은 "전문 인력을 모시고 오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입사 후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배터리 관련 전공을 수강 중인 재직자도 상당수"라며 "다행히 IPO(기업공개) 이후 전국에서 실력있는 인재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코스닥 이전 상장으로 증권시장의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이전에는 제3의 시장인 코넥스에서도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코넥스협회장을 역임하며 시야를 넓힌 덕에 더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코넥스 협회 활동을 하면서 지역을 넘어 전국 벤처 및 스타트업을 접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특히 AI 기술의 상용화는 전력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ESS 인프라 없이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전기는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송배전, 저장 및 관리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내수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 비하면 작은 부분이다. 글로벌 시장을 보고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환식 대표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강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