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FC, 전국 24개 팀 제치고 U-12 정상 올라서… '시골 축클럽의 반란'

입력 2025-11-25 14: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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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보라매축구공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i리그 챔피언십 우승… 해외 교류전 진출권도 확보

광주 보라매축구공원에서 열린
광주 보라매축구공원에서 열린 '2025 대한축구협회 i리그 챔피언십 U-12'에서 우승을 차지한 예천FC의 선수 및 코치진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경북 예천의 한 유소년 축구클럽이 전국 무대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예천FC가 지난달 25~26일 광주 보라매축구공원에서 열린 '2025 대한축구협회 i리그 챔피언십 U-12'에서 전국 24개 지역 대표팀을 모두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i리그는 2013년 출범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청소년 생활축구 리그로, 매년 전국 40개 지역에서 1천200여 팀, 1만4천여 명이 참여한다. 이 가운데 각 지역 우승팀이 모이는 '챔피언십'은 사실상 왕중왕전으로 불리며, 특히 초등부 최고 수준인 U-12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문이다.

예천FC의 출발은 소박했다. 2015년 회원 10명도 되지 않는 작은 개인클럽에서 축구공 10개로 첫 수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즐겁게 축구하는 문화'를 강조한 전용태 감독의 철학 아래 팀은 빠르게 성장했고, 현재는 육성반 32명, 취미반 100여 명이 활동하는 지역 대표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도민체전 고등부 군 단위 최초 우승을 거둔 선수들의 대부분도 예천FC 출신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예천FC는 5~6학년 선수 8명이 모든 경기를 완주하며 탄탄한 조직력과 끈기를 앞세워 상대를 몰아붙였다.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선수들은 서로를 힘껏 끌어안고 우승의 기쁨을 터뜨렸다. 관중석에서는 학부모와 지역 응원단이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감격스러운 장면을 함께 만들어냈다.

전용태 감독은 "아이들이 흘린 땀과 시간이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며 "앞으로도 즐겁게 배우고 뛰는 클럽 문화를 지키며 더 큰 무대를 향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예천FC는 이번 우승으로 대한축구협회가 지원하는 포르투갈·스페인 해외 교류전에 참가한다. 현지 클럽과의 경기, 시설 견학, 축구 문화 체험 등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선수들에게 세계 무대를 배우는 뜻깊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예천FC의 우승은 작은 지역도 전국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며 "유소년 스포츠 생태계를 강화하고 인재 육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를 계기로 지역의 잠재력을 키우는 정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