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인력난 겪는 제조현장 돌파구되나[노동시장 대전환]

입력 2025-11-24 16: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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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산업진흥원 내 마련된 이음 5G 기반 첨단제조로봇 테스트베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공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내 마련된 이음 5G 기반 첨단제조로봇 테스트베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공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한 국내 제조업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기술 도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저출생·고령화 영향으로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로봇 보급률이 급속히 상승하는 추세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세계 로보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로봇 밀도(2023년 기준)는 직원 1만명당 로봇 1천12대를 기록했다. 로봇 밀도는 직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를 뜻하며 제조업의 자동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앞서 한국은 2022년에도 직원 1만명당 로봇 1천12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의 로봇 밀도가 2018년 이후 연평균 5% 정도 성장하고 있다. 이토 다카유키 IFR 회장은 한국이 "강력한 자동차 산업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자제품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로봇 사업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로봇은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는 물론 자동차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에 등극하고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AI와 SW에 로봇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후 휴머노이드 로봇(ATLAS)을 공개한 바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향후 아틀라스를 현대차그룹 완성차 공장에 시범 투입하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첨단 로봇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인건비 상승의 부담과 인력난 이중고에 지면한 중소기업의 공정 자동화 및 로봇 보급 수요도 늘고 있다. 현장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중소 제조업 기업을 대상으로 '로봇활용 제조혁신 지원사업'을 통해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 생산 효율을 높이고 불량률·제조원가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로봇을 앞세운 '피지컬 AI'의 발전은 채용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은 이제 소프트웨어 수준을 넘어 물리적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모먼트'를 맞이하고 있다"며 "로봇 산업은 곧 '챗GPT 모먼트'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인국구조 변화로 AI 로봇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현재 한국의 제조 현장은 시니어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단순히 AI를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주체로 보고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AI팩토리 전환이 경제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