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대 돌파했던 코스피, 산타랠리 기대감도 한풀 꺾여
12월 FOMC 전까지 변동성 불가피 … 불확실성 해소 시 연말 강세장
단기 변동성 활용한 저가 매수 조언
AI(인공지능) 거품 우려와 금리 불확실성, 환율 불안이 겹치면서 코스피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4200대를 돌파했던 지수는 3800대까지 내려오면서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글로벌 기술주 약세와 AI 버블 논란 재점화 속에서 3% 넘게 조정을 받으며 3853.45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반도체 대형주 강세 속에 1%대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380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은 이례적 수준이다. 이달 들어 15거래일 중 7거래일에서 100포인트 이상 오르내릴 정도로 변동성이 극심하다.
이달 초 4200대까지 치솟던 지수는 14일 4% 가까이 급락하며 400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17일 2% 상승하며 재차 4000대를 회복했지만 다시 밀리며 19일 390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19일 장 중 41대까지 치솟았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대체로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른다. 올 들어 VKOSPI가 종가 기준 40선을 넘긴 5거래일 중 4거래일이 11월에 집중됐다.
변동성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은 AI 거품 논란과 금리 불확실성이다.
엔비디아의 3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AI 거품 논란이 확산하면서 빅테크 중심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매번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환율도 국내 증시 발목을 붙잡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한데 이어 현재 추세라면 1500원까지도 터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환율 상승 압박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환차손으로 인식되는 만큼 국내 증시에서 '셀 코리아'도 거세다.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2조69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에선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 시장의 반등이 연준의 금리 불확실성 해소에 달린 만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고용지표는 비농업 고용이 예상을 웃돌았으나 실업률이 4년 만의 최고치로 오르며 엇갈린 흐름을 보이면서 연준의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까지 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코스피가 지난달 4200포인트까지 급등했던 만큼, 단기 가격 조정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역대급 강세장이 지속됐던 만큼 금리 불확실성 해소 시 산타랠리를 기대하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연례적으로 랠리가 나타나는 패턴이 존재한다"며 "2000년대 이후 강세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 내외 조정은 강세장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바닥 형성 후 전고점 회복까지는 평균 41~61일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조정 구간을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선행 P/E는 하락했지만 선행 EPS는 증가하면서 실적 펀더멘털은 더욱 견조해졌다"며 "단기 조정은 유동성의 속도 조절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열 해소 국면으로 판단하며, 이익 기여도가 높은 주도주 중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업종이 다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