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하다 만난 남편…알고 보니 신용불량자
남편, 사업 키우려 대출 강요…갈등 겪다 헤어져
휴일 없이 일하며 두 아이 생계 책임
올해 결핵성 척추염 진단, 거동 어려워지면서 생활고 시달려
"엄마, 우리 거지야?" 둘째가 꺼낸 말에 윤은경 씨(51·가명)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은경 씨가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 실려 가 결핵성 척추염 진단을 받은 지도 넉 달째. 두 차례의 큰 수술을 치렀으나 여전히 다리를 거의 쓰지 못하는 은경 씨는 매달 겨우 이어가던 생계를 더는 책임질 수 없게 됐다.
병원에서는 재활병원에 입원해 치료하길 권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맡길 곳도 없었고 매달 수백만 원이 들어가는 병원비를 은경 씨가 감당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점점 굳어가는 다리를 두려운 눈빛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다는 은경 씨. 갑작스러운 시련에 맞닥뜨린 엄마는 어린 아이들에게 미안해 매일 조용히 눈물만 훔칠 뿐이다.
◆대출 강요한 신용불량자 남편과 이별…홀로 두 아이 키워
은경 씨의 어린 시절은 따스함으로 가득했다. 가족들은 화목했고 가정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별 탈 없이 일반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을 따라 인천으로 올라갔다. 서울 동대문 시장에 자리를 잡은 뒤에는 가게 점원으로 취직해 이불을 팔았다.
그러던 중 은경 씨에게 인연이 찾아왔다. 가게에서 일하며 자주 마주친 거래처 관계자와 사귀게 된 은경 씨는 곧 그와 함께하는 미래를 기약하게 됐다.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들어서면서, 은경 씨는 모든 선택을 그와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평탄할 줄 알았던 가정이 무너지는 일은 한순간이었다. 이불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 했던 남편은 알고 보니 신용불량자였다. 남편은 은경 씨의 명의로 사업체를 등록하고 카드를 만들어 사용했다. 대출까지 손을 댔다.
작게 사업을 할 때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남편은 계속 가게를 키우고 싶어 했다. 은경 씨는 분에 넘치는 일이라며 사업 확장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자꾸 돈을 빌려 일을 벌였다.
이자가 연체되기 시작하자 은경 씨는 덜컥 겁이 났다. 대출금을 돌려막는다며 끊임없이 소액 대출을 강요하는 남편 앞에서 은경 씨는 무력했다. 은경 씨는 장사를 접고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으나, 서울에서는 어린아이 둘을 봐줄 곳은 찾기 어려웠다. 결국 한 해가 넘어가도록 남편과 갈등하던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홀로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동안 남편이 은경 씨 명의로 빌린 돈은 8천만원 남짓. 은경 씨는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공장에 다니며 열심히 돈을 벌었지만 혼자 그 돈을 감당할 수 없어 파산 신청을 했다.
한창 갈등을 겪다 멀어진 남편과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다. 주변에서는 은경 씨에게 양육비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은경 씨는 더는 그와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
제 몸이 힘들면 가족들이 편하다는 생각으로 은경 씨는 직장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지냈다.
◆결핵성 척추염으로 거동 어려워…수입 완전히 끊겨 생활고
은경 씨는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감정에 매몰될 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은경 씨의 어머니가 약 3년 전 갑작스럽게 췌장암 4기를 진단받고 세상을 떠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몸도 마음도 힘들었으나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자신에게는 두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작 무너진 이는 은경 씨 아버지였다. 어머니 사진이 담긴 액자를 어루만지며 울거나 자꾸 넘어져 다쳐 오는 아버지를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은경 씨는 결국 부모님이 살던 집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은경 씨는 그곳에서 매일 출퇴근하며 가족들을 챙겼지만, 아버지의 우울감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는 지난해 가을, 행정복지센터 권유를 받아 요양센터가 가까운 동네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에도 은경 씨는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생계를 이어오다 지난 7월 병원에 실려 갔다. 척추에 고름이 차 뼈가 내려앉은 결핵성 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두 차례 수술을 거쳤으나 은경 씨는 여전히 걷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반년 이상 재활해야 한다고 했지만, 매달 300만원 가까이 드는 입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은경 씨는 한 달 만에 퇴원한 후 휠체어에 탄 채 집 안에서만 지내고 있다. 다리는 마약성 진통제를 먹어도 근육이 찢기는 듯한 통증이 지속됐고, 점점 굳어가기만 했다. 가장인 은경 씨가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어 직장을 그만두게 되자 가족들의 수입은 완전히 끊겼다.
월세 45만원을 제외하고도 매달 식비와 공과금만 100만원 이상이 들고, 은행 빚도 매달 80만원씩 갚아나가야 하는 상황이 막막할 따름이다.
기초생활 보장제도 신청에는 시일이 소요되는 데다가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되기까지도 수개월이 남았다. 그간 긴급 생계비를 지원해 준 지자체에서도 당분간은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말밖에 건네지 못하는 상황.
돈 나올 곳은 없는데 들어갈 곳은 천지였다. 은경 씨는 다니던 학원마저 끊게 된 아이들에게 미안해 자꾸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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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듯 살아온 세월 서옥경 씨에 2,124만원 전달
탈 많은 결혼 탓에 갖은 고생을 겪고 단열 안 되는 컨테이너 집에서 혼자 사는 서옥경 씨(매일신문 11월 11일 11면 보도)에게 2천124만1천351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김신영 10만원 ▷최정은 10만원 ▷하혜련 5만원 ▷방순옥 4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배정준 2만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김진만 1만원 ▷허영재 1만원 ▷이장윤 4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독 앓는 참전용사 배영식 씨에 2,182만원 성금
생활고와 외로움에 시달리며 월남 파병 후유증을 겪는 배영식 씨(매일신문 11월 18일 11면 보도)에게 40개 단체, 120명의 독자가 2천182만2천42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장현식)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봉산교회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창성정공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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