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헌신 새마을지도자회장 늦깎이 결혼식 만들어 준 상주 이안면 주민들

입력 2025-11-23 15:57:13 수정 2025-11-23 16: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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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이안면 이상업 새마을지도자회장 위해 주민 한마음 축하…
"우리 손으로 멋진 결혼식 만들어주자" 마을 전체가 감동으로 물들어

신랑 이상업(52) 경북 상주시 이안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과 베트남 출신 신부 팜 티빅 응안(20대) 양. 독자 제공
신랑 이상업(52) 경북 상주시 이안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과 베트남 출신 신부 팜 티빅 응안(20대) 양. 독자 제공

마을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50대 독신 새마을지도자회장이 뒤늦게 결혼에 골인하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마을이 함께 만든 결혼식'을 선물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이상업(52) 경북 상주시 이안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과 베트남 출신 신부 팜 티빅 응안(20대) 양의 결혼식이 2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이안면복지회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예식은 1부 '마을의 축복이 깃든 작은결혼식', 2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전통혼례식'으로 꾸며져 한바탕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결혼식 준비부터 비용 마련, 예식 진행까지 모든 과정이 주민들과 새마을 회원, 지자체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다.

신랑 이상업(52) 상주시 이안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과 베트남 출신 신부 팜 티빅 응안(20대) 양의 전통 혼례 모습.
신랑 이상업(52) 상주시 이안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과 베트남 출신 신부 팜 티빅 응안(20대) 양의 전통 혼례 모습.

주민들은 "마을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이 회장이 50세가 넘도록 홀로 지내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며 "마을이 하나 돼 축하해 주고 새 출발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안면새마을부녀회(회장 채춘화) 회원들은 전날부터 식재료 손질과 요리를 도맡아 정성 어린 잔치 음식을 마련했다. 직접 손맛을 더한 푸짐한 음식은 잔치의 온기를 한층 더했다.

이안면행정복지센터 직원들도 공간 꾸미기, 동선 정리 등 다양한 준비 과정에 참여하며 예식 완성도를 높였다. 상주시는 '작은결혼식 지원사업' 조례에 따라 일부 경비를 지원했다.

전통 혼례 행렬
전통 혼례 행렬

주례는 이운식 전 경북도의원이 맡아 품격 있는 예식을 이끌었고, 사회는 신랑의 후배인 이동욱 이안면새마을지도자협의회 총무가 맡아 친근한 분위기를 더했다.

신랑·신부는 전통 혼례복을 갖춰 입고 가마를 타고 입장해 옛 혼례의 격식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특히 외국인 신부가 주민들과 소통하며 한국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모습은 하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랑이 가마를 타고 전통혼례식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랑이 가마를 타고 전통혼례식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이안면 색소폰 동호회 '색동회'의 축하 연주가 더해지며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의 울림이 가득한 결혼식이 완성됐다.

신랑 이상업 회장은 "주민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과 정성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감동을 평생 가슴에 새기고, 지역사회에 더 큰 봉사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호웅 상주시 이안면장은 "이번 결혼식은 마을 공동체의 따뜻한 정성과 협력이 빛나며 지역 공동체 문화의 가치를 잘 보여줬다"며 "이러한 화합이 앞으로 마을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랑 신부 행진
신랑 신부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