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14번 거절…심정지 후에야 받아줬다" 부산 응급실 뺑뺑이로 고교생 사망

입력 2025-11-22 21:18:10 수정 2025-11-22 21: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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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DB.
매일신문 DB.

지난달 부산에서 한 고등학생이 응급 상황 중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가운데, 신고 접수부터 병원 이송까지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고 그동안 병원 14곳에서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지난달 20일 오전 6시 17분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쓰러졌다는 신고로 시작됐다. 당시 학생은 경련 증세를 보이고 있었고, 신고 교사는 "호흡은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16분 만에 도착했지만, 긴급 환자임에도 병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급대는 '레벨2(긴급)' 환자로 분류한 뒤 총 14곳의 병원에 환자 수용 여부를 타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구급대는 오전 6시 44분 해운대백병원, 오전 6시 49분 동아대병원, 오전 6시 50분 양산부산대병원, 오전 7시 부산백병원과 부산대병원에 환자 수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주요 응급의료기관이 모두 '소아 진료 불가' 등을 이유로 환자 수용을 거절했다. 일부 병원은 "확인 후 회신하겠다"고 했지만, 시간은 지체되기만 했다.

구급대는 급기야 병원 탐색을 구급상황관리센터에 요청했다. 당시 녹취록에는 "대원 3명이 다 붙어 있다. 진료 가능한 병원 좀 찾아봐 달라. 손이 모자란다"는 호소가 담겼다. 이에 상황센터는 "타시도 병원이라도 알아보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창원·부산권 병원들은 수용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학생은 오전 7시 25분경 심정지 상태로 접어들었고, 중증도는 '레벨1(소생)'으로 상향됐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도 일부 병원은 "소아 심정지 불가"라며 수용을 거절했다. 오전 7시 30분 15번째 접촉한 대동병원이 최초로 수용 의사를 밝혔고, 환자는 신고 접수 1시간 18분 만인 오전 7시 35분에서야 병원에 도착했다.

그 사이 학생의 상태는 이미 위중해졌고, 끝내 숨을 거뒀다. 의료진이 시신을 확인한 결과, 꼬리뼈 부근에는 심각한 외상이 확인됐다.

양부남 의원은 "응급환자가 제때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일은 더는 반복되어선 안 된다"며 "국회와 소방, 복지부, 의료계가 현실적인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