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외식 3%대 상승세…고환율에 먹거리 물가 비명

입력 2025-11-20 17:45:16 수정 2025-11-20 19: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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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먹거리 물가가 환율 급등으로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 가공식품과 외식 원재료 상당 부분이 수입 원재료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가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전체 물가를 0.30%포인트(p)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외식 물가도 3.0%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공식품은 물론 외식물가마저 올해 초 원가 상승 여파로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고환율까지 덮치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원재료 상당 부분이 수입 원재료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먹거리 시장 구조상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1월 발표한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국내 식품제조업의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은 31.8%로 밀, 대두, 옥수수, 원당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7.9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들어 장중 1,470.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 한 가공식품 대표는 "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환율 때문에 더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한숨밖에 안 나온다"며 "정부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게 치솟은 환율로 인해 중소 과자 제조사도 혼란에 빠졌다. 원재료 6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 과자 제조기업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이 정도로 빠르게 오르면 경영 계획을 세우기 상당히 까다롭다. 기준점이 모호하기 때문"이라며 "치솟는 환율로 인해 중소 업체들의 경우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더 나빠지기 전에 정부가 특단에 나서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원두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커피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컵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상황이지만, 원두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환율 상승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 한 커피 프랜차이즈 대표는 "저가 커피의 경우 원두 가격에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앞으로 수익성 하락에 주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지금도 수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