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글쎄"… MZ세대 부부, 결혼 당기고 출산 미룬다

입력 2025-11-18 1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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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지방통계청 '대구경북 청년층 혼인·출산 분석' 발표
1992년생 기혼자 초혼연령 대구 27.5세·경북 27.0세

결혼식. 매일신문DB
결혼식. 매일신문DB

"아이를 낳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부담이 되죠."

대구경북 청년층 사이에서 결혼 시기를 앞당기되 출산은 미루는 흐름이 나타났다. 약 10년 새 맞벌이하는 젊은 부부가 증가하면서 출산을 주저하는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대구경북 청년층 혼인·출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1992년생(당시 만 31세) 기혼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대구 27.5세, 경북 27.0세로 집계됐다. 1983년생(만 40세) 중 혼인한 사람의 평균 초혼연령은 대구 30.0세, 경북 29.4세였다.

결혼한 뒤 혼인신고를 미루는 부부는 10쌍 중 1쌍꼴로 조사됐다. 1992년생 기혼자가 1년 이상 혼인신고를 미룬 비율을 보면 대구와 경북 모두 10.3%로, 전국 평균(9.1%)을 상회했다. 1983년생이 동일한 연령일 때와 비교하면 혼인신고 지연 비율은 대구가 1.6%포인트(p), 경북이 1.5%p 높아졌다. 청년층 사이에서 혼인신고를 미루는 유형의 부부가 늘어난 것이다.

자녀 수가 줄어드는 추세는 대구에서 더 뚜렷했다. 1992년생 여성이 혼인 후 2명 이상 출산한 비율은 대구가 31.4%로 전국 평균(34.2%)을 2.8%p 밑돌았고, 경북은 39.8%로 5.6%p 높았다. 1983년생과 비교하면 2명 이상 출산자 비율은 대구에서 23.9%p 떨어졌고, 경북에서도 22.2%p 줄었다.

1992년생 기혼자의 평균 초산연령의 경우 대구 27.9세, 경북 27.2세로 전국 평균(27.7세)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혼인 후 출산하기까지 간격을 살펴보면 대구는 18.6개월로 전국 평균(18.5개월)보다 길었고, 경북은 17.8개월로 이보다 짧았다. 1983년생과 비교하면 혼인·출산 간격은 대구에서 0.9개월, 경북에서 0.1개월 각각 길어졌다.

맞벌이 부부 비율이 늘면서 일·가정을 양립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젊은 부모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조사에서 혼인·출산 시 직업이 있는 1992년생 비율은 대구 64.3%, 경북 64.3%로 1983년생 대비 각각 4.4%p, 4.7%p 높게 나타났다.

결혼 5년 차인 직장인 성모(34·대구 남구 이천동) 씨는 "출산을 결정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가장 크다"며 "현재 작은 회사에서 근무 중인데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경력 단절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