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촬영·출연 모두 직접… 공무원 손에서 만든 영상, 연일 조회수 급상승
노인 많은 농산촌이지만 '쇼츠 감각' 통했다… 전국 지자체 협업 요청 잇따라
유튜브와 SNS가 공공홍보의 주 무대로 떠오른 요즘, 인구 3만명의 농산촌 경북 봉화군이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장비나 유명인을 앞세운 홍보가 아닌, 공무원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생활 밀착형 영상'이 전국적 관심을 끌며 "제2의 충주맨은 봉화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봉화군이 최근 공개한 쇼츠 영상들은 공개 직후 조회수가 빠르게 치솟으며 대부분 2만회를 넘어 3만회를 바라보며 지역을 알리는 핵심 창구로 자리 잡았다. 짧고 유쾌한 형식에 봉화 특유의 소박함이 더해지면서 남녀노소 다양한 층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 특징이다.
군 공보팀은 유행 따라가기보다 '지역과 사람'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 제작을 고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오혜진 주무관이 있다. 그는 "유튜브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그냥 내가 재밌다고 느끼는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공개된 '가요톱텐 무대 패러디' 영상은 일주일 만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현재는 5만2천회를 기록하면서 댓글에는 "봉화가 어디인지 이제 알았다", "다음 콘텐츠가 기다려진다"는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군은 일상 브이로그에 머물던 기존 방식을 넘어서 다큐멘터리 형식을 시도하며 한발 더 나아갔다. 최근 공개된 '예산팀의 하루' 영상은 1년 예산 편성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군정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의 실제 업무 현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자 군민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관광 홍보 콘텐츠도 꾸준히 제작 중이다. 군청 소개 영상, 지역 명소 소개, 군정 소식 등 다양한 포맷을 선보이며 "보고 싶은 군청"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봉화군은 최근 우호도시 수원특례시와 협업해 '청량산 수원캠핑장'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봉화군 공보팀이 기획을 맡고 수원시 영상홍보팀과 함께 촬영을 진행한 이 영상은 "가보고 싶다"는 반응을 끌어내며 협업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후 다른 지자체들로부터 협업 제안이 이어졌고, 유명 유튜버와의 협업도 늘어났다. 은어축제·송이축제 등 축제 현장을 함께 소개한 콘텐츠는 관광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지역 먹거리·관광지를 하나의 영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시청자들의 관심을 지역 방문으로 이끄는 선순환도 나타났다.
구독 이벤트 등 참여형 기획은 지역 소비와 방문 증가로 연결되며 '관주도 홍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실험과 도전은 구독자 증가로 이어졌다. 1년 사이 봉화군 유튜브 구독자는 1천명 이상 늘었고, 댓글에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나도 출연하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오혜진 주무관은 "유행은 금방 지나가지만 지역의 이야기는 오래 남는다"며 "봉화만의 색깔을 담아 꾸준히 소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재헌 공보팀장은 "올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지만, 내년에는 더 독창적인 콘텐츠로 봉화의 매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산촌이라는 한계를 넘어 새로운 홍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봉화군의 실험은 "지역 홍보도 진심이면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