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vs 극우' 양자 구도…칠레 대통령 선거 내달 결선

입력 2025-11-17 16:44:49 수정 2025-11-17 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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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득표자 없어…하라·카스트 맞대결
보수 진영 연대 발판 정권교체 가능성↑

칠레 대선에 출마한 하라 후보(왼쪽)와 카스트 후보[AFP 연합뉴스]
칠레 대선에 출마한 하라 후보(왼쪽)와 카스트 후보[AFP 연합뉴스]

칠레를 이끌 새 대통령이 내달 결선에서 가려지게 됐다. '공산당 vs 극우' 양자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칠레 선거관리위원회(Servicio Electoral de Chile)는 1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개표율 94.59%(이하 미확정 예비 수치) 기준, 중도좌파 집권당 지지를 받은 칠레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51) 후보가 26.78% 득표율로 1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2위는 강성 우파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9) 공화당 후보로, 24.02%를 얻었다.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칠레 대선에서는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결선 양자 대결을 펼친다. 칠레 대선 결선 투표는 다음 달 14일에 진행된다.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선거 승리로 칠레공산당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집권당 지지를 받는 하라 후보는 미첼 바첼레트(74) 전 대통령 집권(2006∼2010년·2014∼2018년) 시절 사회보장부 차관(2016∼2018년)을, 보리치 현 정부에서는 노동·사회보장부 장관(2022∼2025년)을 역임했다. 장관 시절 주 40시간 근무제와 연금 개혁을 주도했다. 이번 대선 유세 과정에서 '0순위 국정 과제'로 떠오른 치안 강화를 위해 신규 교정시설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일부 우파 진영 공약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호사 출신의 카스트 후보는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3번째 대권에 도전한 정치인으로, 하원에서는 내리 4선(2002∼2018년)을 했다. 그의 부친은 독일 나치당원이었으며, 형은 피노체트 정권 장관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언행이나 정치적 스타일이 비슷해 '극우주의자'라고 불린다. 불법(서류 미비) 이민자 대량 추방과 국경 장벽 설치, 대규모 교도소 건설, 리튬 산업 민영화 등이 주요 공약이다.

AFP를 비롯한 외신은 결선에서 카스트 후보 경쟁력이 더 높을 것이라는 게 현지 예상이라고 전했다. 치안 지표와 경제 성장률 등 측면에서 집권당과 진보 정치 세력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크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