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외도로 태어나…환영받지 못했던 삶
어릴 적부터 생계 책임지는 어머니 도와
먹고 살려고 베트남전 참전…후유증 앓아
가족 차례로 곁 떠나…홀로 생활고 시달려
앞만 보고 달렸음에도 인생은 언제나 절망과 한없이 가까웠다. 생활고는 기억의 첫머리부터 배영식(76·가명) 씨를 따라다녔다. 영식 씨는 가족과 함께 살겠다는 일념으로 베트남 전쟁 파병에도 지원하는 등 궂은일을 마다치 않고 지내왔으나, 노년의 그에게 남은 것은 각종 성인병과 참전 후유증뿐이었다.
그 사이 가족들은 영식 씨의 곁을 차례로 떠났다. 이제 영식 씨의 가장 큰 고민은 혹여나 자신이 아무도 모르는 새 외로이 생을 마감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점이다.
◆가난한 삶…돈 벌려고 떠난 파병, 고엽제 후유증 시달려
영식 씨의 어린 시절은 온갖 고초로 가득했다. 그는 자신이 '환영받지 못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두 집 살림을 하면서 태어난 영식 씨는, 자신을 자식으로 인정해 준 아버지마저 지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자 더욱 찬밥 신세가 됐다.
영식 씨가 의지할 곳은 젊은 나이에 홀몸이 된 어머니뿐이었다. 어머니는 어린 영식 씨를 키우기 위해 안 해본 일 없이 일했다. 밤낮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를 지켜보며, 영식 씨도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엔 구두닦이, 넝마주이, 연탄 배달원 등으로 일하며 살림을 도왔다.
영식 씨가 성인이 된 해에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다. 영식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월남 파병을 떠났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타국에서 운전병으로 일하면서, 영식 씨는 허벅지에 포탄 파편을 맞기도 했고 비행기에서 흩뿌려지는 원인 모를 액체를 맞으며 밀림을 헤쳐 나가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제대했을 무렵 영식 씨는 원인 모를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피부는 끊임없이 짓물렀고 시도 때도 없이 가려웠다. 알고 보니 영식 씨가 파병 당시 밀림에서 뒤집어썼던 액체는 강한 독성을 지닌 고엽제였다. 몸을 씻을 때 비누조차 쓸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됐다. 그저 어머니와 함께 '먹고 살고 싶었던' 청년에게는 평생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후유증이 남았다.
그럼에도 영식 씨는 생계를 잇기 위해 쉴 새 없이 일했다. 연탄 배달 일을 그만두고 버스 기사로 일하던 영식 씨는 일터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버스 안내양으로 함께 일한 여자친구와 3년간 연애한 끝에 가정을 꾸렸다. 부부 사이엔 예쁜 딸 셋도 태어났다.
◆배우자 외도로 이혼, 가족들 차례로 곁 떠나…생활고 시달려
영식 씨는 풍족하진 않아도 마음만은 충만한 가정을 꿈꿨다. 하지만 막내가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전, 가정은 풍비박산 났다. 영식 씨 배우자는 영식 씨가 평생 일하며 저축한 돈 전부를 친정 동생 사업에 투자했는데, 사업이 망하며 재산 대부분을 잃게 됐다. 게다가 배우자는 외도까지 저질렀고, 영식 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영식 씨는 딸 둘을 맡아 키웠다. 막내는 얌전한 편이었지만, 사춘기를 맞은 둘째는 갖은 말썽을 일으켰다. 영식 씨는 딸들을 같이 돌봐 주시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후에는 당장 눈앞에 닥친 삶의 무게를 감당하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그럼에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듯한 생활고가 계속됐다.
성인이 된 딸들은 각자 살림을 꾸려 뿔뿔이 흩어졌고 영식 씨는 홀로 남겨졌다. 일은 힘닿는 데까지 하며 지냈지만, 건강은 해를 더해 갈수록 나빠졌다. 5년 전 뇌경색을 앓았던 영식 씨는 지난해 다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언어 구사가 되지 않고 걸을 수도 없어 휠체어를 타고 다녔던 영식 씨는 지난 6월, 지난한 재활 치료 끝에 몸 기능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퇴원했다. 그동안 밀린 병원비와 집세는 모두 영식 씨에게 빚으로 남았다.
입원 기간 밀린 방세만 200만원이 넘고,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도 700만원 이상 체납됐다. 얼마 전 막내딸이 암 투병을 하느라 집 보증금을 넘겨줘 영식 씨가 처한 상황은 더 나빠졌다. 매달 받는 연금과 월남참전수당으론 월세와 공과금, 식비를 지출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한데, 갈수록 나빠지는 몸 상태 때문에 병원비가 더 들 일만 남았다.
여전히 말을 빠르게 하는 것이 힘들고 지지대가 없으면 걷기 힘든 영식 씨는 심장 질환과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도 앓고 있다. 그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가빠와 밤잠을 설치는 탓에 항상 몸이 고됐다. 소화도 잘되지 않아 하루에 밥 한 끼를 먹는 일도 고역이었다.
소화불량과 영양실조 때문에 두 달에 한 번씩 입원하고 있다는 영식 씨는 사는 게 힘이 너무 든다고 했다. 자신이 고독사하지 않을까 가장 걱정이라는 영식 씨는, 죽지 못해 살아간다는 외로움과 우울감에 몸부림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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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딸 걱정에 쉴 수 없는 윤은정 씨에 2,229만원 전달
지난해 남편이 세상을 떠난 이후 아픈 몸으로 홀로 중학생 딸을 돌보는 윤은정 씨(매일신문 11월 4일 12면 보도)에게 2천229만4천980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안현숙 5만원 ▷곽병완 3만원 ▷이윤정 3만원 ▷이현목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박현주 2만원 ▷배정준 2만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강명은 1만원 ▷황성광 1만원 ▷김진혹 5천원 ▷이장윤 4천원 ▷'류미리 응원' 5만원 ▷'청명(고나배정)' 1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쫓기듯 살아온 세월 서옥경 씨에 2,075만원 성금
탈 많은 결혼 탓에 갖은 고생을 겪고 단열 안 되는 컨테이너 집에서 혼자 사는 서옥경 씨(매일신문 11월 11일 11면 보도)에게 41개 단체, 120명의 독자가 2천75만6천435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빛명상본부 6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김권환)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삼성기공(장태종)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정수경영회계사무소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경대혜인내과(김현지)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도경희 200만원 ▷김상태 100만원 ▷유주영 40만원 ▷김진숙 이신덕 각 30만원 ▷박철기 20만원 ▷곽용 전시형 조득환 최창규 각 10만원 ▷김경래 김기욱 김미희 박정희 백미화 서정오 안대용 안현숙 유명희 이동욱 이동욱 이종하 이창영 이효진 임채숙 전우식 최상수 최영철 최한태 하경석 각 5만원 ▷곽병완 김영수 변현택 신광련 이윤정 이재민 이재열 이현목 최춘희 각 3만원 ▷이병규 이영수 각 2만5천원 ▷권오영 권유진 남영희 박현주 배정준 백순주 신종욱 안현준 이해수 정창 각 2만원 ▷김영우 안태성 최은서 최정원 각 1만5천원 ▷강명은 강지원 김균섭 김다영 김성진 김순희 김주현 김태천 박인배 박태용 박홍선 배상영 백진규 변희광 신광수 우철규 유귀녀 이경희 이시환 이시환 이영수 이운대 이유록 이희태 장정칠 전선수 정서원 조영식 최경철 한정화 황성광 각 1만원 ▷가지영 김진혹 안인호 각 5천원 ▷문민성 이장윤 각 4천원 ▷김덕우 3천원 ▷최연준 1천원
▷'왕이신나의하나님' 30만원 ▷'주님께감사' 15만원 ▷'사랑나눔642' '정지윤-서옥경님께' '주님사랑' 각 10만원 ▷'류미리 응원' '재원수진' 각 5만원 ▷'김미정서옥경님' 3만원 ▷'시냇가의심기운나무' 2만원 ▷'당진국가대표대박응원' '당진하영구홍성희감사' '돕기돕기' '석희석주' '은빈' '이현박경아' '조희수힘내세요' '청명(고나배정)' 각 1만원 ▷'힘내세요.어르신' 7천777원 ▷'기도할게요' 5천원 ▷'당진국가대표대박' 3천원 ▷'모두행복안전감사재물' 2천원 ▷'우리가족건강모두안전' 700원 ▷'돕기돕기돕기' 526원 ▷'잔액으로돕기' 293원 ▷'잔액돕기' 124원 ▷'배당돕기' 14원 ▷'통장잔액돕기나중에더' 1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