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기업들과 합작 공장 추진…SK, AI 인프라 조성에 참여 기대
현대, HMGMA·로봇 공장 등 확대…LG, 현지 에너지 생산망 확충 나서
한미 관세·안보 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발표되고,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가 확정되면서 민간 기업 중심의 1천500억달러(218조원) 대미 투자 계획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지난 8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국내 기업 대표로 민간기업들의 1천5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고, 삼성전자와 SK, 현대차그룹, LG 등은 앞서 정부에 구체적인 투자 로드맵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삼성·SK 반도체 거점 마련
민간 중심 1천500억달러 대미 투자는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25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해 대미 투자 규모를 총 370억달러(53조원)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기업인 테슬라 애플 들과 파운드리 및 차세대 공급 칩 계약을 잇달아 체결해 현지 공급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배터리 사업 부문에선 삼성SDI가 인디애나주를 주요 거점으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1공장을 가동 중이며, 2027년을 목표로 스텔란티스 합작 2공장 및 GM과의 합작 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해 38억7천만달러(약 5조6천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후공정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 내 AI 인프라 조성에 참여하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SK온은 미국에서 단독 공장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2곳을 운영 중이며, 올해 3분기 포드와 합작공장인 블루오벌SK(BOSK) 켄터키 1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와의 합작공장 1곳까지 포함해 SK의 대미 투자금은 총 108억달러(16조원)로 추산된다.
◆ 현대차 전진기지, MASGA 조선도 관심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38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270만t 규모 전기로 제철소 건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 확대,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도 신설 등이 구체적 투자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후 현재까지 총 415억달러(60조원)를 현지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 홀랜드와 오하이오, 테네시에 북미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또 미시간주 랜싱과 애리조나에 단독 공장을 건설 중이며, 조지아에서 현대차와 합작공장을, 오하이오에서 혼다와 합작공장을 각각 짓고 있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주축인 한화와 HD현대는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1천500억달러의 조선 협력 투자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HD현대는 투자의 일환으로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HII)와 함정 분야에서,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미국 미시간대, MIT 등 주요 대학들과 함께 조선 인재 양성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현지에 보유한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7조원)를 추가 투자하고, 핵추진 잠수함의 공동 건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