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규제로 단종되기 시작한 경유(디젤) 차량의 인기가 되살아나며 중고차 시장에서 시세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2년 연속 판매 1위를 지키며, SUV 중심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는 국내 유통 중인 출시 10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의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내수와 수출 수요가 모두 활발해지며 경유 차량 시세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16일 밝혔다.
RV 차종의 대표 모델인 기아 카니발은 2개월 연속 강세를 보였다. 최신 모델인 더 뉴 카니발 4세대는 전월 대비 1.4%, 하이브리드 모델은 1.0% 상승이 예상된다. 직전 모델 역시 0.4% 올랐다. SUV 부문에서도 디젤 모델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 올 뉴 투싼(TL)은 3.4%, 싼타페 더 프라임은 3.0%, 기아 스포티지 4세대 1.7%, 더 뉴 쏘렌토 1.4%, 현대 더 뉴 팰리세이드 1.0% 각각 상승할 전망이다.
케이카는 주요 RV와 SUV의 디젤 모델 단종이 이어지며 그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연비 효율이 높은 경유 차량의 선호층이 여전히 두텁고, 러시아가 연말부터 수입 차량에 폐차세를 인상하기 전 한국산 경유 차량 확보에 나선 것도 시세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전기차 중에서는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이 9월 3.0%, 지난달 4.4%, 이달 5.0%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평균 시세 2천520만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도심 활용성, 합리적 가격, 출고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중고 전기차 시장의 브랜드 경쟁은 테슬라가 주도했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가 지난해와 올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테슬라가 2년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주력 모델은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시장을 이끈 '모델 3'가 3위로 밀려난 반면 SUV형 '모델 Y'가 전년 대비 3계단 상승해 1위에 올랐다.
첫차에 따르면 모델 Y의 중고 거래량은 전년 대비 2.8배(278%) 증가했으며, 신차 대비 큰 감가율 덕분에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가심비' 모델로 인기를 얻었다.
국산 전기차는 현대 아이오닉5가 2위에 올라 테슬라의 유일한 대항마로 자리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0% 증가했으며, 기아 EV6(4위), EV9(5위), 아이오닉6(6위), 레이EV(10위) 등이 TOP10에 포함됐다. 국산 브랜드의 특징은 세단·SUV·경형 등 다양한 차급으로 수요가 분산된다는 점이다. 향후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도 '브랜드보다 용도 중심'의 선택이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i4가 8위(전년 대비 4계단 상승), 벤츠 EQE가 9위(17계단 상승)로 올랐으나, 전체 거래 규모에서는 테슬라와 국산 브랜드에 미치지 못했다.
조은형 케이카 PM팀 애널리스트는 "디젤 차량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며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차량 유지비를 고려한 소비 경향이 국내외 모두 비슷하다"고 말했다. 첫차 관계자는 "올해 중고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독주 속에 국산 전기차의 저변이 넓어지는 과도기적 시기"라며 "SUV 중심의 수요 확산으로 중형급 전기 SUV 중심의 거래 재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