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재무 건전성 대폭 개선…HBM이 효자

입력 2025-11-18 15: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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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1년 만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7조원가량 늘며 차입금을 앞질렀고,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를 돌파했다.

16일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24조7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조8천448억원)과 비교해 차입금 규모는 2조2천339억원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21조8천410억원)와 비교해도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3년(29조4천686억원) 이후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줄여오고 있었는데, 올해 3분기 들어 늘어난 것은 설비투자, 대환(리파이낸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빠르게 늘어 차입금 규모를 넘어섰다. 이는 2019년 2분기 순부채 상태로 접어든 이후 처음이다.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조8천544억원으로 1년 전(10조8천579억원) 비교하면 17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번 3분기 말 차입금보다는 3조7천억원가량 더 많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좋아지면서 당사의 재무 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3분기에는 2분기 매출 증가에 따른 채권 회수액이 증가함에 따라 순현금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도 인공지능(AI) 메모리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며 "이에 힘입어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아지는 등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은 64조3천200억원, 영업이익은 28조367억원을 기록했다.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매출의 경우 봐도 미국 사업의 성장세가 압도적이다.

올해 3분기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미국 고객)에서 발생한 매출은 17조3천457억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약 24조4천억원)의 70.9%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69.8%) 이후 1분기 만에 70%를 돌파한 것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9∼53%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률이다. 또 3분기까지 누적 미국 매출은 45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같은 기간 매출(27조3천59억원)보다 17조8천억원 이상 늘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까지 'AI 큰손' 엔비디아에 17조3천55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64조3천200억원)의 27%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현재 시장 주류인 HBM3E(5세대)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으며, HBM4(6세대)의 공급도 앞두고 있다.